[미디어펜=이서우 기자] 한해 중 맥주가 가장 많이 팔리는 여름 성수기에 돌입하면서,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본격적인 마케팅 경쟁을 벌인다. 최근 두 회사가 점유율을 두고 예민한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누가 ‘40%대’ 구간에 진입하게 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배하준 오비맥주 사장이 3월12일 서울 서초구 새빛섬에서 간담회를 열고, '올 뉴 카스'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오비맥주 제공
18일 오비맥주는 새롭게 선보인 ‘올 뉴 카스(All New Cass)’ 메인 광고 모델 선정에 고심 중이다. ‘올 뉴 카스’는 이달 말부터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판매를 시작하고, 다음 달 중순부터 전국으로 확대한다. 4월 달에 새 광고를 방영하기 직전까지 모델 선정에 신중을 기할 방침이다.
지난 10년간 맥주시장 1위를 지킨 카스는 그동안 굳이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지 않았다. 백종원과 지코, 엑소, 손나은 등도 3~6개월 단발 캠페인성 모델에 그쳤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 모델 기용 여부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며 “광고 방영 하루 전날까지도 바뀔 수 있는 것이 마케팅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올 뉴 카스’는 원재료부터 공법, 병 색깔까지 맥주 제품을 구성하는 요소를 전부 바꾸고, 소비자 혁신을 꾀한다는데 중점을 뒀다. 모델 선정부터 전반적인 마케팅에도 전과 다른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배우 공유(왼쪽)이 2019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모델인 맥주의 반응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사진=SBS 방송화면 캡쳐
경쟁사 하이트진로는 ‘테라’ 출시와 함께 배우 공유를 모델로 발탁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테라와 공유는 모델과 제품이 시너지를 낸 긍정적 사례로 꼽힌다.
공유는 2019년 테라 출시 첫해 공중파 토크쇼에 출연해 “(광고주에게) 어떠냐고 물어봤더니 맥주가 1초에 10병씩 팔린다고 하더라. 연말에 목표로 세웠던 걸 이미 여름에 다 달성했다고 한다”며 자신의 브랜드 파워를 자랑했다. 공유의 너스레는 당시 맥주시장 신제품이었던 ‘테라’가 소비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기회가 됐다.
하이트진로는 올해도 테라 모델 3년차인 공유와 함께 여름 성수기 프로모션을 계획 중이다. 오비맥주가 4월부터 '올 뉴 카스' 새 광고를 방영하는 만큼, 하이트진로도 이에 맞춰 프로모션을 시작할 공산이 크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20년 가정용 맥주 시장 점유율을 집계한 결과 발포주 제외 판매량 기준, 오비맥주(각 브랜드 통합)가 52.7%를 기록해 1위다. 이 가운데 오비맥주의 ‘카스 프레시’가 약 40%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 26.7% 대비 두 배 수준이다.
오비맥주 점유율은 전년대비 1.7% 하락했고 하이트진로는 4.6%포인트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식당 등 유흥채널 판매까지 합산하면 전체 맥주시장에서 하이트진로 비중이 40%까지도 뛸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여름 성적을 기점으로 오비맥주 50%대 점유율이 무너지느냐, 하이트진로가 40%대 고지를 넘느냐가 정해질 수도 있는 셈이다. 올해 오비맥주는 ‘논쟁 없는 1위’, 하이트진로는 ‘1위 재탈환’을 목표로 경쟁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테라 출시 당시 “테라 시장 점유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려 하이트와 함께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을 40% 이상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희문 오비맥주 마케팅 부사장은 지난 12일 ‘올 뉴 카스’ 출시 간담회에서 “경쟁자에 흔들리지 않고 소비자 중심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