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주식시장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이미 완벽하게 모바일 친화적인 생활패턴을 구축하고 있는 MZ세대들은 소액투자나 간편투자 등 지금까지와는 구분되는 흐름을 만들며 주식시장의 새로운 경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새 캠페인 영상은 MZ세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면서 누적 조회 수 400만 뷰를 돌파했다. /사진=제일기획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국내 증권사들이 MZ세대 고객을 잡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자사의 업계 최초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품 출시에 맞춰 기획한 새 캠페인 영상이 누적 조회 수 400만 뷰를 돌파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세타령 편'과 '판매원 편' 등 총 2편으로 구성된 이번 영상은 통상의 ‘증권사 홍보영상’이라는 고정관념을 완벽하게 깨고 있다. '세타령 편'은 민요 '새타령'을 '세(稅)' 타령으로 재해석해 유머러스한 이미지와 영상을 배치했다. '판매원 편' 역시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풍의 화면 구성으로 MZ세대의 ‘취향저격’에 초점을 맞췄다.
딱딱한 이미지에 ‘기득권’의 이미지마저 갖고 있는 증권사들이 ‘MZ세대 잡기’에 나선 것은 이들이 새로운 시대의 강력한 고객군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은 이전 세대와는 완전히 구분되는 투자패턴을 갖고 있어 이들을 잡기 위해서는 접근법 자체가 색달라야 한다는 게 증권사들의 착안점이다.
더불어 토스증권‧카카오페이증권 등 모바일 베이스의 증권사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기존 증권사들의 긴장감을 제고시켰다. 이들 신규 증권사들은 MZ세대를 겨냥한 소액투자, 잔돈투자 등의 서비스를 출시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일례로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달 22일 ESG 경영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한국 대표 200개 기업에 한 번에 투자할 수 있는 인덱스 펀드, 증시 하락에 대비할 수 있는 리버스 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들은 카카오페이 플랫폼 안에서 투자가 가능한데 무려 ‘1000원’부터 투자가 가능하다.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금액을 자동으로 투자할 수 있는 점도 특징적이다. 카카오페이 결제 후 남은 잔돈으로 투자하는 '동전 모으기'나 결제 리워드로 투자하는 '알 모으기' 등은 1원 단위로도 투자가 가능한 서비스들이다. 모바일 세대인 ‘MZ세대’의 생활습관을 투자와 연결 지은 발상이다.
토스증권의 경우 새롭게 출시한 모바일 거래 시스템(MTS)을 아예 ‘음원 어플’처럼 구성해 업계 화제가 되고 있다. 기존의 봉 차트를 없앴다거나 하는 식으로 철저히 MZ세대의 눈높이에 맞추는 전략을 시도했다.
기존 증권사들 역시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소액으로 해외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어플 '미니스탁'을 출시해 별도의 환전절차 없이 해외주식을 1000원 단위로 매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이 서비스는 현재 이용고객의 약 80%가 2030세대, 즉 MZ세대들이다.
신한금융투자도 잔돈을 모아 해외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신한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생기는 잔돈을 신한금융투자 CMS 계좌에 모아 원하는 펀드나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이외 삼성증권, KB증권, 미래에셋대우 등도 소액투자 서비스를 연이어 내놨다.
MZ세대의 경우 아직까지 기성세대에 비해 투자금액은 크지 않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이들이 결국 새로운 시대의 주 고객군이 될 것이라는 착안점을 가지고 MZ세대를 잡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주식투자 열풍을 통해 MZ세대들 사이에서 ‘투자’라는 키워드가 유행처럼 자리잡았다”면서 “모바일 중심의 간단한 투자환경이 마련되면서 MZ세대의 존재감은 앞으로 계속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