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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하기도 전 잡음 요란…日원정 비판 여론·벤투 불통·코로나 위험

2021-03-24 11:32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과 일본의 축구대표팀 친선경기를 두고 잡음이 요란하다. 경기를 하기도 전에 삐걱대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왜 하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7시 20분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일본대표팀과 친선경기를 치른다.

빅 이벤트다. 한일 축구 친선전은 2011년 8월 삿포로 맞대결(한국 0-3 패) 이후 10년 만이다. 코로나 시대에 별다른 국제경기가 없어 답답하던 축구팬들에게는 반가운 한일전이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기대감은 뚝 떨어졌고, 걱정하는 목소리만 한가득이다.

일본전을 앞두고 훈련하고 있는 한국축구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우선, 경기 개최 장소에 대한 국내 비판 여론이 거세다. 일본이 한국과 축구 친선전을 치르기로 기획한 것은 도쿄올림픽 개최를 염두에 두고 대외적으로 '코로나 안전'을 홍보하기 위해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대표팀이 일본의 이런 올림픽 홍보에 들러리를 서게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일본은 아직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았다. 최근까지도 하루 1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여러가지 면을 고려해 22일자로 긴급사태를 해제했지만, 그러자 23일 1500명 이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다.

한국대표팀이 왜 이런 시국에 위험을 무릅쓰고 일본 원정에 나서야 하느냐며, 청와대 게시판에 한일전 취소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많이 드러났다. 당초 발표된 대표팀 명단에는 손흥민과 황희찬이 포함돼 있었다. 손흥민은 부상으로, 황희찬은 독일의 방역 지침으로 대표팀 합류가 불확실했다. 결국 둘은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황의조 등 다른 유럽파 선수들도 차출이 안돼 이번 대표팀에 함께한 유럽파는 이강인과 정우영 둘뿐이다.

벤투 감독은 대표선수를 선발하면서 6월 예정된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을 앞두고 대표팀을 점검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정예 멤버롤 불러 모으겠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는 그저 벤투 감독의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결과적으로 벤투 감독은 핵심 주전들이 대거 빠진 반쪽짜리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 2차예선 대비에 별로 도움도 되지 않는 일본전을 치르게 된 것이다.

일본은 이번 대표팀에 8명이나 되는 유럽파들을 불러들였다. 하지만 한국과는 상황이 다른다. 한국은 이번 3월 A매치 기간 일본과 친선전 1경기만 치르지만, 일본은 한국전 이후 30일 몽골과 월드컵 2차 예선 일정도 잡혀 있다. 

예를 들어, 손흥민이 타이틀이 걸린 경기도 아닌 친선경기 한 경기를 치르기 위해 영국에서 일본으로 왔다 돌아가는 것과, 미나미노 다쿠미가 한국 및 몽골전을 치르기 위해 영국에서 일본으로 오는 것과는 분명 큰 차이가 있다. 

대표선수 선발 과정에서 불통 논란을 일으킨 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K리그 소속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도 벤투 감독은 K리그 팀이나 올림픽 대표팀과 전혀 소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홍철처럼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어서 뛰기 힘든 선수를 대표팀에 발탁하거나, 윤빛가람을 부상에서 제외하면서 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돼 있던 이동경을 대체선수로 뽑는 과정에서 벤투 감독의 '불통'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어쨌든 벤투호는 22일 일본 요코하마로 입성해 일본전 준비를 하고 있는데, 우려했던 일이 실제 벌어지기도 했다. 일본 대표팀의 사이토 도시히데 코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23일 알려졌다. 사이토 코치는 대표팀 합류 전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한일전은 예정대로 치를 예정이다. 다행히 한국대표팀 전원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대표팀의 안전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일본축구협회 측은 당초 한일전 관중을 5000명까지만 입장시키기로 했다가 긴급조치 해제에 따라 두 배인 1만명으로 관중을 늘리겠다고 결정했다.

많은 관중이 몰려든 경기장에서 한일전을 치르게 된 한국대표팀이다.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 원정 평가전에서 멕시코, 카타르와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도 대표선수 및 스태프 다수가 코로나19에 감염돼 큰 피해를 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최상의 전력을 꾸리지도 못했고, 코로나19 불안감 속에서 일본전을 치르게 된 한국대표팀이다. 숙명적인 라이벌 일본과 경기이기에 승부에 대한 부담도 크다. 경기 결과마저 실망스러울 경우 더 큰 후유증을 앓을 수도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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