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4월 7일까지 서울시장 보궐선거 운동기간 열흘을 앞두고 양강인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부동산 민심이 흉흉한 가운데,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적게는 13%p 크게는 19%p 이상 격차가 벌어지면서 선거가 사실상 끝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속단하기 이르다.
한명숙 후보와 오세훈 후보가 맞붙은 지난 2010년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여론조사로는 오 후보가 선거기간 내내 10%p 이상 격차를 유지하며 앞섰지만 실제 뚜껑을 열자 0.6%p 차이 피말리는 접전 끝에 가까스로 이겼다.
한 후보는 개표 초반 역전 후 2.7%p 차까지 벌리면서 승기를 잡는 듯 했지만, 강남 3구 개표가 뒤늦게 시작하면서 가까스로 승리를 놓쳤다.
정세균 후보와 오세훈 후보가 대결한 2016년 종로구 총선도 마찬가지다. 선거를 20여일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17.3%p 차로 격차를 벌였던 오 후보는 개표함 뚜껑을 열자 정 후보에게 14%p 차로 패했다.
당시 오 후보는 자신의 패배 요인으로 "지방 출신 의원의 장점을 살린 정세균 의원이 바닥 민심을 엄청 훑어놨다"며 "민주당 소속 재선 구청장이 진지를 다 구축해놨다"고 밝혔다.
두 사례를 살펴보면, 승리와 패배를 가르는 요인은 바닥 민심 훑기와 핵심 지지층의 결집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사진=박영선캠프 제공
현재 양측은 승리와 패배를 확정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박정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25일 KBS 방송대담에 나와 "이젠 두 당의 세력 대결로 갔다고 볼 수 있어 앞으로 지속적으로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며 "선거운동 기간 동안 지지율 격차를 줄여가면서 선거 전에 2%p 정도 안에 들어오면 승패를 알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격차가 계속 줄어들다 보면 '샤이 진보'인 유권자들이 적극 지지층으로 바뀌고 본인 투표가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더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갈 것"이라며 "선거 당일 날 미세한 차이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맞서 오신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일 뿐"이라며 "안주하거나 자만하지 않고 더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지금 내곡동 관련한 (박영선 측의) 네거티브 공세는 열흘 째 지속되고 있지만 (효과가 없어) 여론조사에 전혀 반영되고 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2010년도 한명숙 후보 서울시장 선거 때 다 써먹은 것을 똑같이 지금 우려먹고 있다. 투기 의혹과 전혀 무관한 쟁점이 시민들에게 잘 전달되지 못한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박영선 후보 캠프 관계자는 26일 본보 취재에 "현 여론조사가 정확해졌다는 반론이 있지만 선거운동은 이제 막 시작했다"며 "샤이 민주, 숨은 표가 없을 수 없다. 이슈 전쟁으로 백중세에 들어가 이들을 투표장에 나오도록 하는 게 우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중앙정부 협조와 서울시의회와의 조율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며 "1년 밖에 일 못하는 시장, 집권여당 후보여야 가장 효율적으로 시정을 살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에서 양당 국회의원 숫자를 비교하면 41 대 8이고 구청장은 24 대 1, 시의원은 101 대 8"이라며 "핵심 지지층 충성도 및 당의 조직력은 우리가 우세한 편이다. 투표 당일 얼마나 많은 지지층이 투표장에 가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시정 안정이냐 정권 심판이냐, 향후 변해가는 여론 추세에 따라 최종 승자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양 후보가 남은 10일간 어떤 선거 전략을 들고 나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