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화그룹이 항공·우주사업 육성을 비롯한 신성장동력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올해부터 3년간 저궤도 위성통신과 에어모빌리티 분야 등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1조2000억원(7868만9000주)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섰다.
이번 유증에는 에이치솔루션도 참여한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 지분 13.41%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배정된 물량의 120%에 달하는 1570억원 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5700억원 규모로 유증에 참여한다.
한화그룹의 '스페이스 허브'/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글로벌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 규모는 2040년 32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분야로, 한화시스템은 앞서 영국 위성 안테나 업체(페이저솔루션)을 인수한 데 이어 미국 휴대형 안테나 기술업체 카이메타에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2023년까지 자체 통신위성을 발사하고, 2025년부터 정식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2030년 위성통신사업에서 5조8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낸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김승연 회장이 항공우주 미래기술 확보 등을 돕고, 김 회장의 장남이자 한화솔루션을 이끌고 있는 김동관 사장이 그룹의 우주사업을 아우르는 '스페이스 허브' 팀장을 맡는 등 총수일가의 지원사격도 받고 있다.
스페이스 허브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지니어 뿐만 아니라 한화시스템·㈜한화·쎄트렉아이 관계자들로 구성된 것으로, △발사체 및 위성을 비롯한 제작 △통신 △지구관측 △에너지 등 서비스 분야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오버에어와 개발 중인 에어택시 기체 '버터플라이'에 탑재될 전기추진시스템도 올 상반기 내에 테스트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시스템은 이 기체의 경우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덕분에 활주로가 필요하지 않고, 100% 전기로 구동되는 특성상 공해 유발 물질도 배출하지 않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024년까지 기체 개발을 마치고 이듬해부터 시범 운행을 실시할 방침으로, 탑승자가 8시에 용인 터미널에서 출발한 뒤 15분 만에 광화문에 도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이 사업에 뛰어든 것은 도심항공교통(UAM)을 비롯한 에어모빌리티 시장 규모의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으로, 국토교통부는 K-UAM 로드맵에서 2040 글로벌 에어모빌리티 시장이 730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과 에어모빌리티 사업의 핵심요소인 교통관리·관제 시스템에 활용되는 등 두 분야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에어모빌리티는 지상 통신망으로 신호를 주고 받기 어렵지만 위성을 활용하면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 관계자는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사업에 선제적 투자를 단행하는 등 지속가능한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