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30일 '송파 그린벨트 해제' 및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재차 격돌했다.
양 후보는 이날 오후 10시 열린 KBS 후보 초청토론회에서 서로 '거짓말'이라며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갔다.
포문을 연 것은 박영선 후보다. 박 후보는 주거 안정 대책을 주제로 토론을 나눴을 때 오 후보를 향해 "자고 나면 거짓말"이라며 "송파 그린벨트를 몰랐나, 이를 제대로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사진 좌측)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30일 오후 10시에 열린 KBS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그린벨트와 관련해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KBS 화면 캡처
이에 오 후보는 "결국 그린벨트 해제에 동의했는데 그 과정은 복잡하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되면서 보금자리 주택을 시작하게 되고 찬반 논란이 일어난다. 하남 송파 등 모두에 걸쳐있는 위례신도시가 떠오르면서 그린벨트 해제에 동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에도 어렵고 집 없는 분들에게 주택을 제공하기 위해 그린벨트 해제가 논의됐다"며 "(박영선 후보는) 뉴타운이 마치 업자들 이익을 대변하는 것으로 표현했는데 그건 편향된 표현이다. 헌집을 받고 새집을 지어주는게 뉴타운이다. 뉴타운이 마치 인권 탄압이다? 사람들 내쫓는 것으로 비춰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주도권 토론에서 재차 포문을 연 것은 박 후보다.
박 후보는 국장 전결 서류의 인지 문제, 협의택지까지 보상 받은 것, 이중 계약 가능성, 제안서 경유자에 찍힌 시장 직인 등을 의혹으로 제기했다.
박 후보는 "내곡동 이 부분이 정말 이상하다. MB 훼밀리(이상득 전 의원)와 MB 황태자(오세훈 후보 처가)의 땅이 있는 것이 그렇다"며 "어제 제가 36억 5000만 원만 현금 보상 받은 것이 아니라 협의택지라 해서 택지까지 받았다고 하자 아니라고 했다가 오늘 해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SH공사의 협의택지라고 해서 원가분양대로 팔아야지 그 이상으로는 팔 수 없는 땅"이라며 "그래서 거래내역서를 원가로 파는척 하고 실제로는 프리미엄을 붙여서 이중 계약하는 것이 대체적인 행태라는 것이 중개인들 얘기"라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결국 여기 이 그린벨트 해제는 당시 현직 시장이던 오세훈 후보의 이해충돌에 딱 걸리는 문제"라며 "본인이 이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다른 곳은 70% 보상인데 여기는 90% 보상해주고는 택지까지 보상해줬다"고 비판했다.
이에 오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보상 받은) 협의택지에 대해 정말 오해가 크다"며 "(처가는) 재산적인 이득을 보지 않았다고 한다. 큰 처남이 전체 땅의 8분의 3, 작은 처남이 8분의 2, 처제와 아내가 8분의 1씩, 장모님도 8분의 1. 큰 처남은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는지 협의에 불응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이날 주도권 토론에서 이어서 국장전결 서류의 인지 문제에 대해서 재차 강조했다.
박 후보는 "(오세훈 후보가) 현직 시장으로서 그린벨트가 풀린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오늘 JTBC 보도에서도 국장 전결이 난 서류를 들고 취재하러 갑니다. 그 라인에 있는 시 공무원을 찾아가 물어보자 '국책 사업인데 어떻게 시장이 모를 수 있느냐'고 말한다. 그런데 이것이 지난 10년 동안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이에 대해 "그린벨트는 제가 시장 되기 전 노무현 정부 때 국토부에 제안해서 시작됐다"며 "그 제안서 통보서는 아마 국장 전결로 처리된 걸로 추측된다. 국민임대주택으로 지정됐다가 보금자리주택으로 이름 바뀌면서 절차를 형식적으로 밟은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박 후보는 반색하며 "반론을 보여주겠다.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제안서를 보면, 여기 경유자에 서울시 시장 오세훈 직인이 찍혀 있다"며 "이건 시장을 경유하게 되어 있다. 여기 경작하던 사람들이 오죽하면 오세훈 그 분을 봤다고 증언하겠나. 이건 공직자로서 갖추어야할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이러한 공세에 "역시 또 이 서류를 보여드리겠다"며 "지정 제출 서류인데, 이것이 국장 전결한 서류이고요 외부에 나갈 땐 항상 시장 경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 후보는 "이 사안의 본질은 (내곡동 해당 토지가) 상속받은 땅이고 시가의 85% 적용받은 강제 수용된 땅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 후보는 "본질은 거짓말 했느냐 안 했느냐이다"라며 "당시 현역 시장으로서 이해 충돌과 관계가 있고 현재 국회에서 야당 반대로 법이 통과되지 않고 있다. 야당 의원들의 마음을 찜찜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측 소위원장이 협조하지 않고 있다. 이런 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양측은 틈날 때마다 '내곡동 땅' 및 이에 대한 '거짓말 프레임'과 관련해 설전을 벌였다.
오 후보는 토론 중간에 박 후보를 향해 "자꾸 저에게 거짓말 프레임을 씌우시는데, 저의 처남은 협의 매수를 포기했다. 이익이 안된다 판단한 것"이라며 "작은 처남은 매수 신청을 했는데 추첨을 통해 외진 곳을 받았다. 계약금만 낸 상태에서 다른 분에게 넘겼다고 한다. 마치 별도의 땅을 받아서 오후보 처가에 7억 정도 추가 이익이 생겼다고 말씀하신 건 명백하게 거짓말을 하신거다 라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상속 받은 땅을 받았다가 정부 방침에 따라 강제 수용 당한 것"이라며 "애초에 제 아내는 8분의 1 지분이었기 때문에 협의 매수 할 일 없었다. (땅 투기 의혹은) 지독한 모함"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박 후보는 "한가지 짚고 갈 것은 현금 보상해주고 땅까지 보상해주고 이때 처음 생겼다는 점"이라며 "이렇게 땅까지 보상 받은 사람은 15명에 불과하다. 굉장히 이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오 후보는 "지금 계속해서 이상한 방향으로 몰아가는데요, 협의 매수하는 땅을 준 이유를, 당시 정부 방침에 소송으로 저항하지 않고 협의 매수-강제 수용을 흔쾌히 동의한 분들에 한해서 이런 기회를 줬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땅까지 보상 받은 사람은 15명에 불과하다는 박 후보 지적에 대해 오 후보는 "1000명의 대상자들에게 당시 모두 동등하게 연락했고 15명이 응답한 것"이라며 "8분의 3 지분 가진 큰 처남은 응하지 않을 정도로 이권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후보 계속해서 거짓말 하시면 지켜보는 분들이 다 판단할 거라고 봅니다"라며 "상속 받은 땅을 정부 방침에 따라 수용당한 것이고, 제 취임 전에 정부가 이미 임대주택단지로 예정했다. 국토부가 그후 계속 논의했던 것이기에 국장이 제게 보고할 필요가 없었다는 겁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후보 초청토론회는 KBS가 주관했지만, KBS와 MBC가 함께 송출했다. 또 민생당 이수봉 후보는 '직전 선거 3% 이상 득표 정당'이라는 후보자 초청 기준에 부합하여, 이날 토론회에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