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차미네이터' 차두리(FC 서울)의 폭풍질주가 좌우 날개를 잃은 슈틸리케호에 승리의 신호탄을 터뜨렸다.
▲ 13일 오후(현지시각)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쿠웨이트의 경기에서 한국 차두리가 동료들에게 패스하고 있다./뉴시스 |
4-2-3-1 포메이션 카드를 꺼내든 한국 대표팀은 최전방 공격수에 이근호를 배치했다. 후방에는 이명주(알 아인)이 맡았으며 좌우 날개에는 김민우(사간 도스)와 남태희(레퀴야)가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기성용(스완지시티)와 박주호(마인츠)는 1차전 상대인 오만전과 같이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맡았다.
쿠웨이트는 이미 호주에서 대패했던 만큼 호주전과 달리 전체적인 라인을 공격에 맞춰 강한 압박과 거친 축구로 한국 대표팀을 괴롭혔다.
이번 한국대표팀의 구성은 공식 경기에서 첫 조합으로서 전반 내내 이렇다 할 공격을 끌어내지 못하고 전전긍긍했다. 그간의 발을 맞춘 선수들이 아니기 때문에 패턴을 읽지 못하고 판단 속도가 떨어졌다. 결국 쿠웨이트가 이를 이용한 강한 압박은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한국대표팀에는 경험과 피지컬이 강한 차두리가 있었다. 차두리는 만 34세의 나이로 이번 호주 아시안컵에 출전했다. 수많은 팬들과 축구 관계자들은 은퇴를 고민하던 차두리의 대표팀 복귀를 원했다.
차두리는 이번 아시안컵 출전이 3번째다. 호주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결정한 차두리를 슈틸리케호는 새로운 조합의 적임자로 낙점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맞아떨어졌다. 차두리는 쿠웨이트 우측 공격수를 꽁꽁 묶었다. 특히 그의 오버래핑은 차미네이터라는 별명에 어울렸다. 전반동안 간간히 수비수보다 두 세걸음 빠른 역주로 좌측 수리라인을 뚫어 쿠웨이트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드디어 전반 35분 우측에서 차두리의 완벽한 돌파가 답답했던 한국팀에게 첫 골을 안겼다. 중앙에서 공을 받은 차두리는 그야말로 폭풍같은 질주로 노익장을 과시했다. 상대팀 수비수가 공을 몰고 달리는 차두리를 보고 가는데도 차두리의 질주를 따라가는데는 무리였다. 결국 가볍게 올린 센터링은 중앙으로 달려드는 남태희의 머리에 맞췄으며 침작한 헤딩골을 얻어냈다.
차두리는 이번 호주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을 은퇴하기로 했다. 차두리의 마지막 대표팀 경기를 관전하는 한국 팬들에게 55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컵을 안겨줄 수 있는 활약상을 펼칠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