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원준, SK실트론, DL(구 대림산업), CJ제일제당, SK종합화학 등 5개 기업이 해외 기업인수합병(M&A)를 통해, 100대 소재.부품.장비 핵심전략기술을 확보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 5개사는 앞서, 지난해 1월 최초 도입된 ‘소부장 외국법인 M&A 세액공제’ 신청을 위해, 최근 산업부로부터 피인수 기업의 생산 품목이 100대 소부장 핵심전략기술 관련 품목임을 확인받았다.
이에 이들 5개사는 법인세 신고 시, 인수가액의 5%(대기업)에서 최대 10%(중소기업)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 세액공제를 신청할 계획이다.
정부는 산업 생산에 필수적 중요성을 가진 핵심 소부장 품목의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기술개발을 통한 자립화 방식 외에 M&A, 투자유치, 수입다변화 등 다각적인 정책을 병행 추진 중이다.
특히, 국내 기술 확보가 어려운 핵심 소부장 품목에 대해서는 해외 기술보유 기업과의 M&A를 통한 기술 확보를 촉진하고자 ▲M&A 추진을 위한 대상기업 발굴 및 정보분석 지원 ▲M&A 실행을 위한 인수금융 유동성 지원 ▲M&A 성사 이후 인수금액에 대한 세액공제 ▲인수기술 최적화를 위한 후속 연구개발(R&D) 등, 소부장 기업의 M&A 전 주기를 밀착 지원해오고 있다.
이들 기업이 M&A를 통해 확보한 소부장 기술은 개발 난이도가 높고, 그간 미국·일본·독일과 같은 소수 기술선진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독과점하고 있던 분야로, 핵심 소부장 품목에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배터리 소재 열처리 장비 업체인 원준은 M&A를 통해 탄소섬유 열처리분야 선진 기술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그간 대부분 일본 등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국내 첨단소재 열처리 장비 시장에서, 일본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현재 배터리·연료전지 분야 글로벌 공급망 참여 확대를 추진 중이다.
SK실트론은 듀폰사의 실리콘 카바이드(SiC) 사업부 인수를 통해 미국, 유럽이 주도하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출할 기반을 마련했으며, 기존 듀폰이 독점한 기술과 고객 기반을 활용해, SiC 기반 전기차·통신용 전력반도체 시장 선점을 꾀하고 있다.
DL은 크레이튼사의 고기능성 고무 사업부 인수를 통해, 고기능 탄성 소재 및 부품 생산 원천기술 관련 700건 이상을 확보했으며, 향후 고기능성 의료소재, 코팅 첨가제 등 유망 고부가 소재의 국산화가 기대된다.
CJ제일제당은 효소 생산 전문기업 유텔사 인수를 통해, 미국 연구개발(R&D) 센터와 중국 내 2개 생산공장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자체 R&D 대비 기술확보 기간을 최소 2년 이상 단축했고, 소수 외국 기업이 독점한 글로벌 효소시장에도 빠르게 진입할 계획이다.
SK종합화학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아르케마사의 고기능성 폴리머 제조 기술을 확보해, 그간 100% 수입에 의존했던 기능성 접착수지의 공급망 안정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SK종합화학은 확보한 특허, 기술인력을 활용해 경량화 재활용(Recycle) 플라스틱 등 친환경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상기 M&A 사례는 산업부가 1일, 코엑스 3층 컨퍼런스룸에서 한국소재부품장비투자기관협의회와 함께 개최한 ‘소재·부품·장비 개방형 기술확보 성과 포럼’에서 발표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경호 산업부 소재부품장비 협력국장은 축사를 통해, “해외 M&A를 통한 핵심 품목의 공급안정성 조기 확보 및 글로벌 공급망 참여 확대가 가시화 되고 있다”면서 “소부장 기술확보 성과는 산업 전반에 파급돼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소부장 기업의 해외 M&A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