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의 자동차 부품사 현대모비스가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전환한다.
자율주행 로봇 택시를 비롯해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플랫폼을 만들어 판매할 예정이다.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의 전동화 핵심 부품도 개발한다. 이를 위해 현재 하드웨어(HW) 기반의 제조업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SW) 개발 역량도 강화한다.
현대모비스가 지난 31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내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중장기 전략 및 신기술 발표 컨퍼런스'를 개최한 가운데, 현대모비스 기획부문장인 정수경 부사장이 회사의 중장기 성장 전략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더불어 최근 자동차 업계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반도체 부족 사태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직접 생산하는 방식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현대모비스는 경기도 용인에 자리한 전장 기술연구소(마북연구소)에서 '현대모비스 전략 및 신기술 발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장기 사업전략'을 공개하는 자리였다.
발표에 나선 정수경 현대모비스 기획부문장(부사장)은 "자동차 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플랫폼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부품사들의 역할에도 구조적인 변혁이 요구되고 있다"라며 변화의 당위성을 먼저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한 플랫폼과 시스템 선도 기업으로 미래 위상을 확보하고, 미래 핵심역량을 활용한 영역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및 전기차 플랫폼 개발해 경쟁사 판매
현대모비스의 향후 방향성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자율주행 △전동화 △커넥티비티 등 미래차 분야 기술 역량을 더 강화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해외 완성차 업체로 확대한다는 게 전략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력 확보가 중요한 만큼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기술 유망 기업에 대한 전략 투자를 단행해 핵심 기술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둘째는 확보된 핵심 기술을 앞세워 사업 모델을 확대한다. 꾸준히 늘려가고 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플랫폼을 개발,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의 '서비스 사업자'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모비스 새로운 콘셉트카 ‘엠 비전 팝’. /사진=미디어펜
◇도심항공 모빌리티 전동 부품 개발도 추진
세번째 장기 신성장 사업 발굴에도 나선다다는 것이다. 최소 10년 이후의 미래를 대비해 기존 자동차 사업 영역 이외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으로 현대차가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의 기체 주요 부품을 현대모비스가 만든다.
정수경 부사장은 "현재 그룹 차원에서 UAM 사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모색 중이며, 현대모비스가 진출 가능한 분야와 사업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며 "UAM 사업에서 전동화 추진체, 항공 전장 등 분야에서 현대모비스의 사업 역량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미래 전략 발표와 함께, 미래 기술 방향성이 담긴 신규 모빌리티 솔루션에 관한 기술 체험 기회도 제공했다. 도심 공유형 모빌리티 콘셉트카인 M.비전 X와 M.비전 팝(POP)을 공개하고 신기술 시연도 함께 진행했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략적 투자도 4년 내 70% 이상 확대한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1조 원 수준의 연구·개발(R&D) 직접 투자를 2025년 1조7000억 원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반도체 부족 사태 근본적 해결 착수 "직접 만들것"
현대모비스는 이날 논란이 되고 있는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한 대안도 내놨다. 단기적으로 대체 공급제를 찾아내 수급 부족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자동차용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재 글로벌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을 중단하거나 생산 물량을 조절 중이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장기적으로는 차량용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사업 부문'을 인수한 것도 이를 위해서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2월 현대오트론과 1332억원 규모의 반도체 사업 부문 개발 인력과 관련 자산에 대한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모비스 차세대 통합 칵핏 시스템(M.VICS : MOBIS Vision of Integrated Cockpit System). /사진=미디어펜
고봉철 현대모비스 상무는 "현대모비스가 소프트웨어도 공급하는 회사기 때문에 언젠가는 여기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직접 개발해야 된다"라며 "우리 소프트웨어에 최적화된 반도체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하기 때문에 (반도체를) 내재화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트론 반도체 부문을 인수한 것은 반도체를 잘 사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