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토트넘이 다 잡은 것 같았던 승리를 놓치고 비겼다.
경기 후 조제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 탓'을 했다. 손흥민이 좋은 찬스에서 슛 대신 패스를 선택했다가 골로 연결되지 않았던 것을 지적했는데, 이는 명백히 무리뉴 감독의 잘못된 지적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또 다른 결정적 찬스에서 손흥민에게 패스를 하지 않은 에릭 라멜라부터 지적해야 했다.
토트넘은 4일(한국시간) 열린 뉴캐슬과 프라미어리그 3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케인의 두 골로 2-1 역전 리드를 하며 앞서가던 경기에서 후반 40분 뉴캐슬의 조 윌록에게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토트넘은 이 경기 무승부로 승점 1만 보태 7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만약 토트넘이 이겼다면 4위로 점프할 수 있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경기 후 무리뉴 감독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플레이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했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해 이날 후반 교체 투입되며 복귀전을 치른 손흥민은 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고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의 전반적인 플레이를 지적한 것이 아니라, 후반 31분 있었던 상황을 되짚었다. 손흥민은 크로스로 넘어온 볼을 문전 정면 위치에서 받았다. 손흥민은 슛 대신 앞쪽에 있던 해리 케인에게 패스를 내줬다. 하지만 볼을 너무 약하게 차, 상대 수비에게 중간에서 잘렸다. 토트넘은 좋은 기회를 놓쳤다.
무리뉴 감독은 "득점 기회가 있었는데 손흥민이 왜 어시스트를 시도했는지 모르겠다. 그냥 공을 잡아놓고 슛을 했어야 했다"고 손흥민에게 쓴소리를 했다.
무리뉴 감독의 이 지적은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 손흥민이 좋은 위치에서 공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수비 두명에 에워싸여 있었고, 패스가 날아오는 우측 방향으로 마주보고 있었다. 논스톱 슛은 힘든 자세였고, 슛을 하려면 볼을 잡고 몸을 돌려야 했다. 만약 슛을 시도했다면 옆에 있던 수비의 방해를 받았을 것이다.
손흥민의 눈에 들어온 케인은 프리한 상태였다. 만약 손흥민의 패스가 빠르고 정확했다면 케인은 완벽한 골 찬스를 잡을 수 있었다. 손흥민이 정확하게 패스를 내주지 못한 것은 잘못이라고 하더라도, 슛 대신 패스를 선택한 자체는 옳았다. 즉, 무리뉴 감독의 이 지적은 잘못된 것이었다.
오히려 무리뉴 감독이 탓을 해야 하는 선수는 따로 있었다. 라멜라였다.
후반 39분 토트넘은 또 한 번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다. 뉴캐슬의 코너킥을 수비한 볼이 자기 진영에 내려가 있던 손흥민 쪽으로 왔다. 손흥민은 지체없이 라멜라에게 전진 패스를 하며 역습의 출발점이 됐다. 라멜라는 질풍 드리블해 들어갔고, 손흥민이 그의 오른쪽으로 함께 쇄도해 들어갔다.
상대 페널티지역에 다다랐을 때쯤, 손흥민 앞에는 공간이 열려 있었다. 라멜라가 패스를 해줬다면 완벽한 찬스가 만들어졌을 테지만, 직접 슛 욕심을 냈는지 라멜라는 조금 더 볼을 치고 들어가다 수비에 가로막히며 패스 타이밍을 놓쳤다. 이 때 왼쪽으로 뛰어든 케인에게 볼을 넘겨줬다. 케인은 두 명의 수비를 받으면서도 슛까지 연결했는데, 공은 골대를 맞고 아웃되고 말았다.
케인의 슛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골이 되지 못했다. 라멜라가 손흥민 쪽으로 공을 보냈다면 골 확률은 훨씬 높았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토트넘이 이 찬스를 놓친 직후 뉴캐슬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아쉬움은 두 배로 커졌다.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에 이어 라멜라에 대한 지적을 하긴 했다. 하지만 바로 이 장면이 아니라 앞서 라멜라가 또 한 번 완벽한 찬스에서 은돔벨레에게 패스를 하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경기 후 토트넘 팬들은 댓글 등을 통해 무리뉴 감독과는 달리 손흥민에게 패스를 하지 않은 라멜라를 집중 성토했다.
토트넘은 이날 뉴캐슬전에서도 막판 실점하며 경기를 그르치는 악습을 되풀이했다. 팀의 이런 고질적인 문제를 고쳐야 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일텐데, 무리뉴 감독은 또 선수 탓부터 했다. 뿐만 아니라 탓을 한 대상도 잘못 짚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