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오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본투표를 앞두고 5일 마지막으로 열린 TV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을 잡기 위해 열띤 공방을 펼쳤다.
방송기자클럽이 주최하고 서울 양천구 목동 예술인회관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양 후보는 크게 부동산정책, 서울시 부채, 거짓말 논란을 놓고 갑론을박을 나눴다.
포문을 연 것은 오세훈 후보다.
오 후보는 '부동산'을 주제로 한 자유토론에서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핵심인 '임대차 3법'과 관련해 "임대차 3법에 대한 반성의 여지가 없나, 임대차 3법 안 고치나"고 묻자 박 후보는 "정책의 방향이 맞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이어 "다만 개혁할 때에는 여러 부작용, 일시적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임대차 3법 효과에 대해) 국민들께 호소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을 놓쳤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특히 박 후보는 "전세를 옮겨다녀야 하는 임차인의 설움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임대차 3법은) 임차인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오 후보는 "앞으로 2~3년간 (임대차 3법으로) 전월세값이 계속 오를텐데 법을 개정해야 하지 않느냐"며 "힘든 분들이 (임대료) 올려줘야 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라는 거냐, 임차인 입장에서 전세금이 오르는데 임대차 3법을 동의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그것은 오 후보가 가진 자들의 입장을 대변해서 그렇다. 전세 사는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부동산 집값은 안정세를 찾고 있다"고 자신했다.
또한 박 후보는 정부의 공시가격 상향 조치에 대해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아파트 재산세는 오히려 내렸다"며 "당과 상의해서 세 부담에 대해선 고치겠다. 제가 할 수 있고 오세훈 후보는 할 수 없다. 오세훈 후보가 어떻게 공시지가를 동결할 수 있겠느냐"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서 서울시 부채와 관련해서는 박 후보가 창, 오 후보가 방패 역할로 나섰다.
오 후보는 "박 후보 공약 중 몇 개만 계산해도 연간 3조 원이 넘는다. 지금 서울시 부채가 10조원"이라고 공약에서 명시한 재정 확충에 의문을 던지자, 이에 박 후보는 "부채는 (오 후보) 본인이 만들었다"며 "빚 관련해 하실 말씀이 없는 분"이라고 오 후보의 서울시장 당시 재직 중 부채를 지적했다.
이어 박 후보는 오 후보가 서울시장 당시 지은 '세빛둥둥섬'의 적자에 대해 연달아 치고나왔다.
박 후보는 오 후보를 향해 "세빛둥둥섬에는 효성이 들어가 있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의 후우너자다. 수사하면 이상한 부분이 있을 것 같다"며 "1200억원 적자 났는데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가"라고 추궁했다.
이에 오 후보가 "민간 사업의 적자"라며 "박원순 전 시장이 2년간 (세빛둥둥섬) 문을 닫아버리는 바람에 그랬다(적자가 났다). 지금이 아니라 8~9년 전 당시 불을 완전히 꺼놓았을 정도"라고 답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백미를 장식한 것은 내곡동 땅과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둘러싼 거짓말 공방이었다. 양 후보는 서로를 향해 '거짓말쟁이'라며 난타전을 이어갔다.
박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오 후보의 내곡동 땅 관련 해명을 '거짓말'이라고 규정했고, 이에 오 후보는 "박영선 후보의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니냐"며 당헌 당규를 바꿔 후보를 낸 민주당의 결정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박 후보는 이날 오 후보를 향해 "거짓말은 서울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진심이 거짓을 이기는 서울시가 되게 해달라"며 "거짓말하는 후보가 시장이 되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에 오 후보는 "(민주당 후보의)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닙니까"라며 "(민주당은 원래) 후보 안 내기로 한 것 아닙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당헌 당규 규정까지 바꾼게 누굽니까. 본인은 거짓말쟁이라고 하는데 저는 거짓말쟁이라고 하면 안됩니까"라고 응수했다.
실제로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지난해 10월 '당 소속 선출직의 중대 잘못으로 재보궐 선거를 치를 시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을 고쳤고, 올해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후보를 공천했다.
한편 지난 2~3일 양일간 치러진 사전투표율이 역대 재보궐선거 중 최고치를 기록했을 정도로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것에 대해 양 후보는 환영 의사를 표했다.
박 후보는 "많은 지지자들이 가 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진심이 거짓을 이기는 서울시가 되게 해주십사 한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굉장한 열기로 투표해주신 것에 안도한다"며 "지난번 총선 이후에 부정선거 의심이 드셨던 우파 분들이 많았다. 그분들이 아직 투표장에 안 나온 것으로 짐작하지만 그래도 투표율이 높았던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