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다가오면서 ‘2030세대’의 표심을 얻기 위한 후보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공정성’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2030세대’의 표심은 국정안정론과 정권심판론을 가를 척도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가 지난 4년간 얼마나 구현됐는지를 가장 예민하게 평가할 주체이기도 하다.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 1일 발표한 선거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20대(만 18∼29세)의 절반가량(52.0%)은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부동층도 36.9%로 집계됐다. 전 연령대 평균 부동층 비율(26.2%)을 고려했을 때 상대적으로 마음을 정하지 못한 2030 유권자가 많다는 뜻이다.
2030 부동층의 민심이 최종적으로 어느 방향으로 작용하는지가 막판 변수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막판 뒤집기 전략을,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판세 굳히기 전략 차원에서 이들을 향해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일 서울 신촌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의 응원 속에 인사를 하며 이동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 후보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었던 청년층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맞춤형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발표한 총 10개의 ‘서울선언’ 중 3개가 청년층과 관련된 공약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청년층이 등을 돌린 계기였다는 점을 감안한 듯 부동산 관련 공약도 5개 달한다.
그는 "만 19∼24세 청년들에게 매월 5GB의 데이터 바우처를 지급하겠다"며 사실상의 '데이터 반값' 공약을 내걸었다. 또 무료 공공 와이파이를 대학교 캠퍼스나 대학로처럼 청년들이 많이 머무는 곳부터 우선적으로 구축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오는 2023년까지 청년주택 2만호를 추가하고, 약 5,000명의 청년에게 월세 20만원을 지원해주는 청년 월세도 추진할 계획이다.
박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마포구 한 편의점에 일일 취업한 것도 '청년 알바'들의 삶을 체험하고, 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시장 후보임을 어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 후보는 청년 공약과 별도로 2030세대가 분노를 쏟아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고 있다. ‘2030세대 즉흥 유세’를 통해 비당원인 젊은이들이 같은 세대 청년들에게 민감한 공정, 정의 등의 가치를 내세우면서 기성 정치인의 연설보다 더욱 호소력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용산역 인근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연설 중 눈물을 보이는 청년을 위로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오 후보 본인도 최근 서울 시내 거점 유세에서 청년들의 자유 발언을 먼저 듣고, "누가 이 젊은이들을 슬프게 했나"라는 질문으로 자신의 연설을 이어가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온 배경에 젊은 유권자들의 '분노'가 있었다고 보고, 이들의 본투표 참여 독려에도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오 후보는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청년들의 생각은 정치색에 영향 받지 않고 객관적이고 냉정하다”며 “청년층의 지지가 오세훈으로 향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더 정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