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4·7 재보궐선거 본투표가 시작된 7일 서울 강서구 가양1동주민센터(가양3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한 중년 여성을 향해 선거사무원이 "장갑 버리고 가세요"라고 말하자 해당 여성이 "비닐장갑이 아까워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분가량 사용한 장갑을 버리기엔 아깝다며 가방 속에 장갑을 도로 넣었다.
4·7서울시장 재보궐 투표일인 7일 마포아트센터 3층 염리동제3투표소 모습./사진=미디어펜
새벽 6시부터 시작된 서울 지역 투표소에는 코로나19 선거철 필수 아이템으로 부상한 일회용 비닐장갑으로 인한 해프닝이 곳곳에서 발생했다.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들은 입구에서 먼저 발열 체크와 손소독을 한 뒤 현장에서 지급된 비닐장갑을 착용한다. 이후 출구에 마련된 쓰레기통에 장갑을 버리고 투표를 마무리한다.
투표 입구에서 신분 확인을 위해 유권자들이 마스크를 벗는데, 마스크가 익숙해진 상황에서 타인에게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는게 당혹스러웠다는 유권자도 있었다.
이어 발열 체크를 거부하는 시민도 있었다. 70대로 추정되는 한 유권자는 발열체크하라는 사무원의 말에 "투표 끝나고 하겠다"며 곧장 투표장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투표소를 잘못 찾아 발길을 돌린 유권자들도 있었다. 40대로 추정되는 한 중년 남성은 이날 오전 9시10분께 서울 종로구 교동초등학교(종로1·2·3·4가동제1투표소)를 찾았지만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종로1·2·3·4가동제2투표소로 가야했던 이 남성은 선거사무원들에게 "내가 쪽방 살아서 (투표를 못 하는) 그런 건가, 기분 나쁘다"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고 전해졌다.
실제 이날 낮 12시 기준, 종로1·2·3·4가동제1투표소를 잘못 찾은 유권자만 10여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전투표의 경우 전국 아무 곳에서나 가능하지만 본투표는 주소지를 기준으로 정해진 투표소에서만 투표가 가능하다.
아울러 투표소 곳곳에선 크고 작은 사건도 발생했다. 한 50대로 추정되는 아주머니가 투표를 마치고 출구에 서 있던 학생에게 "이쪽으로 나가나요"라고 묻자 학생은 "저 여기 일하는 사람 아니에요"라며 다소 짜증스럽게 답했다.
부산에서는 한 유권자가 선거사무원의 음료를 '원샷' 하는 일도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께 부산 연산제3동 제1투표소 앞에서 역주행하던 50대 아주머니는 차를 멈추더니 "음료수 한잔 하고 갈랍니다"라고 말한 뒤 사무원용 음료수를 들이켰다고 전해진다. 당시 현장에 있던 사무원들은 당혹스러움을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이외에도 아르바이트 당일 '펑크'로 고충을 토로하는 공무원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투표소에는 이날 하루 일하기로 했던 선거사무원 2명이 무단으로 출근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투표는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개표 상황은 선관위 홈페이지(www.nec.go.kr)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개표 결과는 코로나19 무증상 자가격리자 투표까지 모두 끝난 이후인 이날 오후 8시30분께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