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7일 오후 8시 15분경.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우세한 결과를 확인하고도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진석 의원이 그의 손을 잡아주자 감정이 교차한 듯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다 이내 다시 고개를 숙였다. 참석 인사들이 일제히 일어서서 박수를 보내는 가운데, 다시 한번 김 위원장이 손을 잡아주고, 정 의원이 어깨를 두드렸다.
마침내 붉어진 눈시울로 자리에서 일어난 오 후보는 김 위원장, 정 의원과 함께 두 손을 들어 쏟아지는 환호에 감사 인사를 표시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미디어펜
7일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진석 의원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사진=오세훈 후보 선거 캠프 제공
오 후보는 담담한 표정으로 "지지·성원해준 유권자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제 각오를 밝혀야겠지만 최종 결과가 아니고, 당선이 확인된 게 아니어서 소감을 말씀드리는 게 도리가 아닌 것 같다"며 "좀 더 지켜보고 결과가 어느 정도 나온 다음 소감을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시각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출구조사 결과 박 후보가 김영춘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압승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박 후보 선거사무소 7층에 마련된 상황실에는 서병수·조경태·하태경·김미애·황보승희·정동만·안병길·김희곤·이주환·백종헌 의원, 박민식 전 의원, 박성훈 전 부산시장 경제부시장 등이 자리를 채웠다.
출구조사 결과 서울과 부산 선거에서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박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박형준'을 외치며 박수 세례를 보냈다.
박 후보는 "개표가 진행되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민심이 무섭다는 것을 느낀다"며 "이번 선거는 무엇보다 민심이 이 정권의 실정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모든 분에게 도움을 받았고 시민들이 이번 선거에서 정말 잘 싸우라고 격려했다"며 "현장에서 느낀 민심이 출구조사에 반영됐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잘해서 지지한 것이라고 하기보다 잘하라는 채찍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긴장된 표정으로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이같은 분위기는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출구조사 발표 한 시간여 전부터 주요 당직자들과 취재진이 자리를 잡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상황실 출입이 가능한 인원이 100명으로 한정된 만큼 자리 경쟁도 치열했다.
사회를 맡은 김예령 대변인은 개표방송 시작 전 “오늘은 목소리가 우렁차진다”면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출구조사 발표를 앞두고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이내 긴장감이 감돌면서 모두 침묵을 유지한 채 전면에 배치된 TV를 응시했다. TV 화면에 서울·부산시장 선거 모두 압승을 거둔다는 예측이 뜨자 기다렸다는 듯 환호성과 박수가 터졌다. 특히 서울에서 20%p 이상의 큰 격차로 민주당을 따돌렸다는 결과에 일제히 탄성을 내질렀다.
김 위원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울·부산시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민심이 폭발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출구조사만 갖고 선거 결과를 얘기하는 것이 좀 그렇다"면서도 "국민의 상식이 이기는 선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부산은 서울보다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 것 같은데, 이것이 오늘날 우리나라 국민의 정부에 대한 분노 표시가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거듭 감사의 뜻을 밝혔다.
한편, 지상파 3사는 이날 공동 출구조사 결과 오세훈 후보가 59%로 박영선 후보(37.7%)를, 박형준 후보가 64%로 김영춘 후보(33%)를 각각 누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