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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믿어도 될까요?"…"이건 좀 아닌듯"

2015-01-16 11:32 | 김재현 기자 | s891158@nate.com

개인정보 유출, 지능화된 전자금융사기 피해 등 보안 문제점 및 불완전판매, 정보 공유 등 규제 해소 필요 

[미디어펜=김재현 기자]"이미 벽은 허물어졌다. 판은 넘어간 상태다. 고집피울 상황은 아니다"

핀테크(Fin-tech)를 두고 금융권 관계자가 한 말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핀테크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국내에서도 뱅크월렛카카오 등 IT와 금융융합 서비스(지급결제·송금)를 시작하며 핀테크 바람이 불고 있다.

   
▲ 세계적으로 핀테크(Fin-tech)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개인정보 유출, 지능화된 전자금융사기 피해 등의 보안 문제와 불완전판매, 정보 공유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뉴시스
핀테크의 혁명은 파괴적이다. 인터넷, 스마트폰 등 IT의 발달로 보다 편한 세상살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딱 맞는 트렌드인 것은 분명하다. 과거 지점수와 위치 등을 활용한 전통적인 대면영업 방식의 금융회사들도 이제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금융서비스 준비에 분주하다. 

실제 인구대비 인터넷뱅킹 실사용자 비중은 약 94% 수준에 달하고 스마트폰 뱅킹 실사용자 비중은 50% 수준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금융과 IT의 결합은 금융이 IT를 활용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흐름이었다면 이제 핀테크 현상은 IT가 금융부문에 직접 진출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최근 알리바바나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지급결제·송금 서비스부터 소액대출, 투자중개 등으로 영업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송금서비스인 Transferwise는 해외송금 수요자들간 네트워크를 조성해 실제 해외송금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들의 해외송금서비스 수수료의 10분의 1 수준이다.

중국의 알리금융은 인터넷 소액대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알리바바 유통플랫폼 판매자인 알리바바, 타오바오, 텐마오에게 저금리, 무보증, 무담보로 단기자금 대출을 실행하고 있다. 알리바바 파이낸셜 대출을 보면 판매자와 구매자간 대화기록, 신용도, 거래내역 등으로 판매자 신용등급을 평가해 한도 100만 위안, 최장 12개월, 0.042%(일 이율)의 금리를 제공하면서 시중은행의 서비스를 앞질렀다.

또한 알리바바와 텅쉰은 각 은행과 제휴해 온라인에서 신청하고 수령할 수 있는 모바일 신용카드를 선보였다. 알리바바는 중신은행과 제휴해 자사 결제서비스인 알리페이의 전자지갑서비스 앱을 통해 모바일 신용카드를 출시했다. 알리바바의 온라인 신용카드 한도액은 최대 5000위안으로 카드 소비액이 많고 신용등급이 높으면 사용자가 한도액을 더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텅쉰(Tencent)은 자사 모바일 메신저인 웨이신(We Chat)을 통해 알리바아와 같은 형태의 모바일 신용카드를 내놓았다. 텅쉰은 온라인 신용카드 한도를 50위안, 200위안, 1000~5000위안 등 3개 등급으로 나눠 발행할 방침이며 보험사와 손 잡고 신용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을 내놓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카카오톡 등의 IT기업들이 결제시스템 기반의 시장 진출을 하고 있다. 카카오톡은 16개 금융회사와 제휴해 '뱅크월렛 카카오'라는 금융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뱅크월렛카카오의 경우, 은행의 인터넷 뱅킹 서비스 신청을 하거나 보안을 위한 실행파일, 공인인증서 등록 등의 단계를 거치는 불편함이나  상대방 계좌를 일일이 기억해서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없다.

카톡 친구에게 기프티콘 선물을 보내듯 간단하게 점심값을 송금·이체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에 미래창조과학부 등 5개 기관들은 합동으로 2015년 업무보고를 하면서 핀테크 규제완화를 상반기에 마련하기로 하고 핀테크 산업에 대한 정책금융기관의 지원자금을 올해 2000억원 이상 조성키로 했다. 금융당국은 핀테크의 하나인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을 위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3월까지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2000년대 초반 이슈로 부각됐지만 국내 시중은행들은 인터넷뱅킹으로만 치중했던 때고 펌뱅킹 기반 자체가 약한 이유로 각광을 받지 못했다. 또한 기업들은 금산분리에 막혀 제대로 시도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달라졌다. 은행들도 인터넷 전문은행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체, 결제 등 은행의 고유기능이다. 자신들의 밥그릇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을 법한데 이미 16개 은행이 카톡뱅크와 연계서비스를 하고 있다. 과거 고객을 기다렸던 행태에서 고객을 찾으러 가는 영업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IT기업과 은행 모두 윈윈(Win-Win)이다. 은행의 입장에서 볼때 카카오뱅크는 전 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카카오톡 회원들을 추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또한 IT기업과 은행의 금융기능을 합쳐서 인터넷 전문은행을 만든다면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조달비용 자체가 제로에 가깝다. 결국 고객에게 금리면에서 1%를 더 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대출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시중은행들은 인터넷뱅킹으로 할수 있는 대출상품을 내놓고 있다. 신용대출, 전세대출, 담보대출까지 가능해졌는데 금리가 낮다. 아파트대출론은 이미 3% 밑으로 내려간지 오래다. 금리가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금융서비스 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돼 있고 IT기업과 제휴를 맺어 고객을 흡수할 수 있게 된다.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주체인 ICT 업체의 경우 새로운 수익원이 발생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의 오프라인 영업을 할 수 있는 전통기능의 발휘는 이미 지나갔다"며 "비대면 자체가 90% 이상 넘어간 상태에서 찾아오는 손님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금융회사간 장벽을 허물어서 고객들이 어디에서라도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게 금융당국의 생각이다. 복합점포를 예로 들 수 있다. 일종의 금융마트다. 한 곳에서 보험, 증권, 은행, 재테크, 투자 등 모든 금융상품이 집중될 수 있어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쉽게 팔고 살수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경우 계열사 위주로 상품을 업로드해서 팔지 않을까 싶다"며 "지주가 없는 곳은 경쟁력을 갖춘 타 업권 금융사와 복수 제휴체제로 돌아서야 상대와 경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권에서도 핀테크의 계속 발전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한 회장은 "핀테크는 크게 두가지로서 첫째로  IT업계와 카드업계의 지불결제 융합을 들수 있다"며 "신한의 경우 보험, 카드의 서비스는 계속해서 개선해 나가야 하고 이 과정속에서 많은 제휴가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금융지주의 경우 많은 고객을 인터넷 상에서 하나로 묶어서 종합적으로 서비스를 해야 하는데 금융지주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그렇게 하려면 개인정보 보호 문제의 해결이 필요하며 자유화된 환경에서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인터넷뱅크가 생겨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인 핀테크 기류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첫째는 불완전판매다. 펀드나 복잡한 상품의 경우가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충분하다. 현재 인터넷에서 상품을 판매할 때 "개인정보 활용을 위해 동의하겠습니까" 질문에 대해 동의 버튼을 눌어야 다음단계로 넘어간다. 하지만 대부분 고객들은 꼼꼼히 확인 안하고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대면영업 사원들에게 형광펜이나 볼펜으로 줄을 그어가며 자세히 약관 등을 잃어주라고  교육한다"며 "인터넷 판매 자체는 사용하는 유저가 봤는지 이해했는지 알수 없기 때문에 불완전판매를 해소할 수 있는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보안의 문제도 걱정이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은 "네트워크의 특성상 지엽적 사고가 전체 금융 안정성에 악영향을 초래할 소지가 있다"면서 "안정성을 해치지 않고 금융이용자에게 좋은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와 법체계, 정책관련 지배구조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윤석 연구위원도 "금융업과 통신업을 동시에영위하는 회사의 경우 지급결제의 안정성 측면에서 규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보안성 심의제도 개선 필요와 공인인증서 이후 대체 결제방식의 합리성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이 점을 익히 잘 알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IT와 금융 융합 지원을 위한 규제개선고 함께 서비자 보호와 정보보안을 동시에 고려할 것"이라며 "금융분야의 낡은 규제 정비, 인터넷정문은행 허용 검토, 금융상품 판매채널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편리한 세상을 열수 있는 핀테크를 환영하면서도 보안 취약성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 해킹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 충분했으며, 보이스피싱·파밍·스미싱 등 지능화되고 있는 각종 전자금융사기로 인한 피해가 지속되고 있어 정부의 말 그대로 믿지 못하는 반기류도 생기고 있다.

인터넷 댓글이나 트위터에서 이같은 분위기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Key12****는 "서민들 주머니 털어가는 해킹아이디어가 속출하겠네...이건거는 안쓰는게 답. 100% 나중에 해킹당했어요, 울면서 이런거 경험담 같은 거 올라온다", beebo****는 "일진들이 삥을 뜯을 수단이 하나 늘었네", Yeung***은 "받은 뱅크머니를 내 계좌로 바로 넣을 수 없는 점이 너무 불편합니다", Kmchu****는 "정말 믿어도 될까요? 간단해서 좋기는 한데!!!", Joonmo***는 "이건 좀 아닌 듯 내가볼때 해킹 근방 하겠구먼", Daei583****는 "그냥 계좌이체가 더 빠르겠는데요?" 등 보안에 대한 불안감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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