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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특징주]현대차, 통상임금보다 환율이 더 중요했다

2015-01-16 17:30 | 김지호 기자 | better502@mediapen.com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현대차의 주가가 노조와의 통상임금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했다는 소식에도 환율 급락으로 상승 전환하지는 못했다.

   
▲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사옥./사진=뉴시스

16일 장에서 현대차는 전거래일 대비 2.01% 내린 17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단연 시장의 주목은 받은 것은 현대차 노조가 제기한 통상임금 확대소송 결과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42부(마용주 부장판사)는 16일 현대차 노조원 23명이 상여금과 휴가비 6개 항목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일부 승소라는 표현에 노조 측의 승리로 끝난 것 같았지만 사실상 현대차의 낙승이었다. 재판부는 현대차 노조 가운데 옛 현대차서비스 출신 조합원에게 지급되는 상여금에서 일부만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이마저도 소송을 제기한 5명 가운데 2명만 받아들여졌고, 그 규모도 각각 380만원, 22만원에 불과했다. 5명은 애초 제기한 청구금액은 8000만원이었다.

현대차는 지난 1999년 현대정공, 현대차서비스를 각각 흡수합병했다. 재판부는 현대정공과 현대차 등 다른 기업 출신의 노조원에 대해서는 상여금 시행세칙에 '15일 미만 근무자에게 상여금 지급 제외'라는 규정이 있다는 점을 들어 ‘고정성’이 결여돼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경영자총연합회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소송에서 현대차가 패소했다면 직원 1인당 약 8000만원, 총 5조3000억원 가량을 지급해야 했다. 또 올해부터 해마다 1조원 이상의 추가 인건비 부담이 발생한다. 그룹 전체로 보면 13조2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이번 판결로 현대차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100억원 수준으로 줄게 됐다.

그러나 이날 환율은 현대차를 도와주지 않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0원 내린 1077.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36% 떨어졌고 대부분의 수출 대형주의 주가도 약세를 나타냈다.

환율은 지난해 11월4일(1076.5원)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간밤 스위스중앙은행(SNB)의 최저환율제 폐지 여파 때문이다. SNB는 지난 3년4개월간 유로·스위스프랑 환율 하한선을 유로당 1.20스위스프랑으로 정해놓고 스위스프랑 강세를 억제해왔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이번 판결로 그동안의 짐을 덜게 된데다 환율 하락도 단기간의 악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해 물어야 할 1조원은 30만대 규모인 현대차 공장 2개의 년간 영업이익에 맞먹을 정도로 큰 돈”이라며 “통상임금 확대는 중소기업에 적용돼야지 현대차와 같은 대기업에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걱정됐던 부분이 해소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SNB의 조치로 환율이 하락했지만 올해는 달러강세 현상으로 원화는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면서 “환율은 장기적으로 악재로 작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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