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민규 기자]더불어민주당의 4·7 재보선 참패 이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당내 정치적 입지가 더욱 단단해지는 분위기다. 여권 내 양강구도를 구축했던 이낙연 전 대표가 치명타를 입었고, 친문의 2선 퇴진론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이 지사의 독주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당내 최대 계파는 친문이다. 이들이 제3주자를 내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향후 당내 경선을 고려하면 이 지사에게 있어서 ‘친문 끌어안기’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이 지사도 이를 감안한 듯 친문을 향한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재보선 기간 동안 '외곽 지대'에 머물렀던 만큼 '책임론'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지만 여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재보선 다음날인 지난 8일 SNS를 통해 "준엄한 결과를 마음 깊이 새기겠다. 당의 일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국민께 더 가까이 다가가고, 더 절박하게 아픔을 나누고, 문제 해결을 위해 더 치열하게 성찰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지난 13일에는 차기 당권 주자인 우원식·홍영표 의원과 면담을 갖고 향후 당의 행보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국민들께서 집권 여당에 잘되라고 호되게 매를 든 것"이라며 "민생개혁에 실용적으로 접근해서 작은 성과를 많이 내고 신뢰를 다시 회복하면 우리에게 큰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행보는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른바 '당심'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의 표심에 한발짝 더 다가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 10∼11일 전국 18세 이상 1천16명을 상대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아직까지 '현 정부를 계승할 후보를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홍영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면담./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보궐선거 참패 이후에도 민주당 핵심 지지층, 즉 친문 표심이 당 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이 지사에게 '친문'과의 관계에 대해 분명한 관계의 회복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여권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 지사에게 득이 될 수 있다. 친문 주류의 거부감이 엿보이지만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현실론에 무게가 실려 있는 만큼 이 지사가 대선까지 남은 기간 동안 친문 지지층과의 관계를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가 최대 과제로 손꼽힌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그동안 현 정부에 잘못을 지적하거나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으면 '친문'의 질타를 받아 왔다"며 "유의미한 후보로 부상하기까지 위해서는 '친문 지지표'를 얻는 게 절실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박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