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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먼데…각종 소송 휘말린 항공업계

2021-04-15 11:07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미디어펜=박규빈 기자]국내 항공사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각종 송사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 정찰용 무인비행기(UAV) KUS-FT./사진=유튜브 채널 대한항공 뉴스룸



15일 대한항공은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육군 사단 정찰용 무인비행기(UAV) KUS-FT 납품과 관련,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2081억원 규모의 지체상금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대한항공은 2015년 12월 방사청과 UAV 초도양산사업 16세트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방사청이 설계 등 규격·형상 변경 등을 요구해 납기가 지연됐다. 이 점을 빌미로 방사청은 대한항공에 계약 지연의 책임이 있다며 지체상금을 내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방사청 탓에 일정이 밀렸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귀책 없는 사유로 납품이 지체돼 지체상금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재판부에 명확히 소명해 지체상금을 면제받겠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확정 도면을 갖고 양산을 추진해야 하는데 방사청 요구는 계약 지연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기내식 분쟁, 종결됐지만 커진 배상액수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법원은 최근 아시아나항공으로 하여금 기내식 업체 게이트고메코리아(GGK)에 기내식 대금 금액·이자 등 약 42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의 반소는 기각됐다.

ICC는 지난 2월 "아시아나항공은 GGK에 한화 약 324억원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공급 대금 산정 기간이 14개월에서 25개월로 길어지며 배상금 액수도 불어났다.

GGK는 2018년 9월부터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해왔다. 두 회사는 기내식 공급 대금 산정 방식과 관련, 갈등을 빚다 2019년 6월 ICC 중재를 신청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소송 대리인·기타 전문가들과 협의해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 간 아시아나항공 인수 대금 반환 소송이 진행 중이다./일러스트=연합뉴스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닌 아시아나항공 인수 대금 반환 소송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은 2019년 말 금호산업 보유 아시아나항공 구주 30.77%를 3200억원에 인수하고 2조17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를 골자로 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당시 인수 계약금은 본계약금의 10%인 2500억원이었다. 이에 지난해 11월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은 인수 계약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질권 해지 소송을 냈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이 돌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하자 금호산업은 2500억원을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양측은 법률 대리인단을 꾸렸다. 소송이 하루 아침에 끝날 사안이 아닌 만큼 4년 남짓한 중장기 법률 리스크를 떠안고 가야 할 것이라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제주항공 여객기./사진=제주항공 제공


◇반입금지 물품 적재 운항 제주항공 "국토부, 과징금 과도하다" 소송

제주항공은 지난달 26일 항공 주무부처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국토부는 △미허가 위험물 운송(12억원) △부적절한 항공기 장비 조작(4억원) △자동항법장치 고장관련 운항규정 미준수(6억6000만원) 등 3가지 사례로 22억6000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제주항공은 과징금 액수가 가장 큰 미허가 위험물 운송 관련 처분에 이의를 제기했고 본격 당국과의 법적 다툼을 시작했다.

2018년 4월 제주항공이 기내반입이 금지된 리튬 배터리 제품을 사전 허가 없이 반입한 것을 국토부가 20차례 적발했다. 현행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해당 건 위반 행정처분 양형규정은 건당 9억원이다. 따라서 과징금 총액은 180억원이다.

국토부가 개최한 행정처분위원회는 제주항공이 위반 사실 적발 이후 재발 방지 조치 등을 이행한 점을 참작, 과징금을 50% 깎아줬다. 이에 불복한 제주항공은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행정심판위는 제주항공의 위반 행위사실 자체는 명확히 인정했다. 그럼과 동시에 과징금 규모가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국토부는 심판위 판단을 존중하며 과태료 부과 금액이 건당 9억원에서 6억원으로 하향 조정된 개정 항공안전법 양형규정에 근거해 과징금을 다시 매겼다. 6억원씩 계산해도 총 120억원을 부과해야 하나 국토부는 코로나19 등 항공업계 경영난을 헤아렸다.

이에 국토부는 회당 6억원, 이후 19건은 중복 사례로 보고 100% 가중처벌 하기로 처벌 수위를 대폭 낮췄다. 결과적으로 과징금 액수가 120억원에서 12억원으로 10분의 1로 크게 줄었지만 제주항공은 이 조차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 측은 "동일 사안이기 때문에 적발건 20건을 1건으로 보고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며 "과징금 감경 사유도 감안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명확히 위반 행위 인정을 받은 건에 대해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낸 건 무리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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