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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기업 인수 '봇물'…코로나가 가져 온 CAPEX 변화

2021-04-17 09:00 | 홍샛별 기자 | newstar@mediapen.com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최근 비상장기업 인수 뉴스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현금성 자산을 축적해 놓은 기업들이 CAPEX(고정자산 구매·설비투자 등 이윤창출을 위해 지출한 비용)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기업들이 비상장인수전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특히 코로나19 시대 이후의 CAPEX는 신규 공장 설립 같은 물리적 형태뿐 아니라 비상장기업 투자 등 금융 기반 방식이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들은 유망한 비상장기업들 인수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최대 모바일 기업 카카오는 여성 의류 플랫폼 1위 업체인 ‘지그재그’ 인수에 나섰다. 카카오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포기하고 지그재그 인수를 택했다. 향후 커머스 분야 강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그재그는 지난 2015년 개발자 출신인 서정훈 대표가 설립한 의류쇼핑몰이다. 현재 4000곳 이상의 업체가 입점해 있다. 이용자가 취향을 제시하면 인공지능(AI)이 좋아할만한 옷을 한번에 보여주는 방식으로 10~20대 젊은 여성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KT도 지난 15일 핀테크 스타트업인 ‘뱅크샐러드’와 전략적 협업 관계 구축을 위해 약 25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뱅크샐러드는 이용자의 신용카드 데이터와 예금, 대출, 주식 등 금융 데이터를 수집해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관리되는 자산은 약 405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인수 과정에서 비상장회사인 뱅크샐러드의 기업 가치를 3000억원으로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대기업들의 비상장기업 인수가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의 한 부분이라고 보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에서 기업들은 위기를 겪을 때마다 현금성 자산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면서 “그리고 금융위기 직후에는 CAPEX확대가 뒤따랐다”고 설명했다. 

위기 때 축적해 둔 현금성 자산이 위기 이후에는 CAPEX 확대로 이어졌다는 게 하 연구원의 설명이다. 

하 연구원은 이어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뒤에는 과거와는 다른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CAPEX의 영역에 신규 공장 설립 같은 물리적 형태뿐 아니라 ‘비상장기업 투자’ 같은 금융에 기반한 방식이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산업, 기업이 변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과거 반도체, 철강, 건설 등과 같은 전통적 대표 산업에서의 투자가 생산시설 확장 등이 대표적이었다면 인터넷, 게임 등 산업은 이 같은 투자가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들 산업에서의 투자는 주로 ‘비상장기업 인수’로 이어지고 있다고 하 연구원은 분석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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