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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총리·정무’ 선택 문대통령, 통합·안정에 방점

2021-04-18 06:00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국무총리를 포함한 5개 부처 개각과 정무수석·대변인 등 6명의 청와대 참모진을 교체했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치솟은 쇄신 요구에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각각 신임 국무총리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지명해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민주당 대변인 출신인 박경미 현 청와대 교육비서관을 내부 승진시켰고, 사회수석에 정통 관료 출신인 이태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상임감사를 내정하는 등 임기 말 국정운영의 ‘안정’을 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정부의 세 번째 총리이자 정세균 국무총리의 뒤를 이을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첫 대구·경북(TK) 출신 총리이자 민주당에서 비주류로 통한다. 1·2대 이낙연·정세균 국무총리의 경우 호남 출신이었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인사발표 브리핑에서 김 후보자에 대해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식견, 균형감 있는 정무 감각과 소통,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온화하고 합리적 성품을 가진 분으로 코로나19와 부동산적폐 청산, 경제회복과 민생 안정 등 국민들의 절실한 요구를 해결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청와대 신임 정무수석으로 내정된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비주류로 분류되는데다 소신파로 통한다. 이 수석은 16알 춘추관에서 진행된 인사 발표에 참석해 인사말에서 “4.7에서 드러난 민심을 잘 헤아리고, 할 말은 하고, 또 어떨 때는 아닌 것에 대해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참모, 헌신하는 참모가 되겠다”고 말했다. 또 “여러가지 옵션을 대통령이 충분히 검토해서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제가 해야 될 역할이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김부겸 후보자와 이철희 수석의 인사 배경에 대해 대화와 타협을 언급하며 원활한 소통을 강조했다. 야당과 타협하는 것은 물론 정권 끝까지 당·정·청의 화합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2월 19일 당시 이낙연 당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도시락 오찬 간담회를 갖고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당정청이라고 자부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김부겸 후보자는 4선 의원으로 중량감도 높아 여권 내에서 당·정 간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이철희 수석의 경우 레임덕 위기에 놓인 문 대통령 입장에선 합리적인 쇄신 목소리를 국정운영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청와대는 이 신임 정무수석에 대해 “균형 잡힌 정치·사회에 대한 시각, 복잡한 현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데 뛰어나다”면서 “여와 야, 국민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상생 협치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이날 신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임혜숙 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문승욱 현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에 안경덕 경사노위 상임위원,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박준영 현 해수부 차관을 각각 내정했다.

이 중 학자 출신인 임 후보자를 제외한 4개 부처 후보자는 모두 관료 출신이다. 유 비서실장은 “이번 개각은 일선에서 직접 정책을 추진한 전문가를 각 부처 장관으로 수용함으로써 그간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국정과제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동력을 마련하고, 국민이 체감할 실질 성과를 내기 위해 단행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 실장은 “이번 개각은 지난 선거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고, 심기일전해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자 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청와대 신임 사회수석으로 임명된 이태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상임감사와 신설된 방역기획관 자리를 맡게 된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관리학과 교수 등도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긴 박경미 교육비서관의 경우, 지난 20대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정부 정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소통능력으로 언론과의 가교 역할을 잘 수행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했다. 박 신임 대변인은 민주당 의원 시절이던 2019년 11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월광 소나타’를 연주하며 “월광이 문 대통령의 성정(性情)을 닮았다”고 올려 ‘친문 이미지’로 주목받게 됐다.

결론적으로 이번 개각 및 청와대 참모 인사에선 정부의 정책 기조에 변화를 주는 파격적인 쇄신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1년 남짓 남은 마지막 임기동안 국정안정을 도모하고 남은 국정 과제를 잘 마무리하기 위한 인물을 발탁한 것이다.

그동안 정치, 경제, 사회 등 전반적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해온 문 대통령으로선 정책 방향에서 오류가 없는 만큼 합리성과 안정감을 더해 마지막 성과 내기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하지만 4.7 재보선에서 특히 20~30대의 표심으로 드러난 ‘돌아선 민심’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았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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