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사들이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항공 여행객 수는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저비용 항공사(LCC)들을 중심으로 초저가 할인 경쟁을 벌이고 있어 여행객 증가가 업황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붐비는 김포국제공항 청사 내부./사진=연합뉴스
21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올해 1분기 김포국제공항발 국내선 탑승객 수와 운항편수는 각각 220만973명, 1만4032회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7만2880명, 1만1638회에 비해 24.1%, 20.5% 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나 김포공항발 제주공항행 탑승객과 운항편수는 전년과 비교하면 각각 17.5%, 29%씩 증가했다.
이는 해외 여행 제한과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듦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이와 같이 탑승객과 국내선 운항편수가 동시에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내 항공업계의 여객사업부문 실적은 크게 개선될 기미가 없어보인다. 코로나19 창궐 이전의 치킨 게임이 재현되는 형국이라서다.
실제 국내 항공 업계는 LCC를 중심으로 한 초저가 항공권 운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밥 한 끼보다 싼 값에 항공권이 나오는 수준이다.
티웨이항공은 5월 가정의 달 이벤트 차원에서 △김포-제주 1만4900원 △부산-제주 1만3100원 △대구-제주 1만2100원 △광주-제주 1만1100원부터 시작하는 항공권을 내놨다. 제주항공은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탑승하는 조건의 국내선 항공권을 편도 운임 총액 9900원부터 판매 중이다.
청주국제공항을 허브로 하는 에어로케이는 평일 오후 청주-제주 노선 항공권을 3000원에 판매하기도 한다. '커피 한 잔 가격에 비행기 탄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LCC에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상대적으로 항공권 가격이 조금 높기는 하나 아시아나항공은 김포발 제주행 노선 항공권을 2만5200원에 내놨다. 나머지 지방 공항발 제주행 표값도 2만원대로 구성했다.
이와 같은 불황기에도 각 항공사들의 제 살 깎아먹기 식 경쟁이 이어지자 업계가 공도동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한 전문가는 "영국 이지젯과 같은 외국 LCC들은 렌트카나 호텔 등 밸류 체인이 있어 부가 수입을 챙길 수 있지만 국내 LCC들은 매우 단순한 수익 모델을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저가인 점을 적극 표방하는 LCC 업계가 수익도 못 내면서 자칫 싸구려 항공사로 인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출혈 경쟁에 대한 제동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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