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입니다’. 오늘날 모든 산업과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한 가지 꼽는다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모든 기업들이 똑같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모두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제품군의 종류를 확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들은 결국 다른 경쟁자들과 똑같아져버리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여기 동일함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독특한 전략으로 '느리지만 꾸준히' 시장을 지배하는 '물건'들이 있어 주목된다. |
[미디어펜=조항일 기자]“우리 열차는 잠시 후 대전역에 도착합니다. 미리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한국철도공사(KORAIL) 소속으로 지난 1984년 태어난 무궁화호는 주황색에 가까운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상징된다. 우리가 흔히 기차여행을 상상할 때마다 자주 접하는 그 기차가 바로 무궁화호다.
▲ '위풍당당 무궁화호'. 지난해 11월 25일 오후 경북 김천역에서 열린 기관차 무사고 100만㎞ 달성 축하 행사 당시 무궁화호 1825호 열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오고 있다./사진=뉴시스 |
지난 2004년 한국형고속철도(KTX)가 등장하면서 통일호가 폐지되고 무궁화호가 그 자리를 메웠다. KTX의 등장 이전에는 무궁화호가 가장 대중적인 기차로 여겨졌다.
새로운 이 열차는 무궁화호의 ‘지원사격’이 없다면 대중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 무궁화호는 KTX나 새마을호가 정차하지 않는 지역을 거쳐 서민들의 발걸음을 이어지고 있다.
또 이들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 역에 완행 뿐 아니라 급행열차를 운행하며 KTX와 새마을호의 역할을 보완해주는 중간자 역할로써 서민들의 편안함을 보이지않게 책임지고 있다.
무궁화호는 기내 안내방송에도 심혈을 기울이며 서민들의 편안한 여행 및 귀성길을 책임지는 감미로움을 담고 있는 열차이기도 하다.
현재는 재생되고 있지 않지만 지난 2012년까지 종착역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무궁화호 내에는 비틀즈의 ‘렛잇비(Let it be)' 가야금 버전이 울려퍼지는 등 센스(?)를 발휘했다.
지난해 5월12일부터는 ITX-새마을호와 같은 기내방송을 송출하며 ‘봄소나기’ ‘어린달’ ‘날자꾸나’ 등 감성가득한 곡으로로 탑승객들의 콧노래를 유도하고 있다.
▲ "올해도 편안하게 모시겠습니다" 2003년형 무궁화호 객차 내부/사진=코레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