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힘 받는 이재용 사면론…'민간외교관·경제해결사' 역할 기대

2021-04-25 09:00 | 조한진 기자 | hjc@mediapen.com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론이 점점 힘을 받고 있다. 경제계는 물론 정치권, 종교계, 시민단체, 일반 시민들까지 ‘반도체 경쟁’과 ‘코로나19 백신 확보’ 등 국가 위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을 필요하다며 경영 복귀를 요청하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5단체는 조만간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건의서를 작성해 정부에 정식 건의할 예정이다

이 건의서에는 “우리 경제가 어렵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부재가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대통령에게 사면을 검토해 달라는 요청이 담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재계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1위,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해외 반도체 기업이 잇달아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리는 등 빠르게 움직이는 데 비해 삼성전자는 의사 결정 속도가 떨어지는 모습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공급망 재편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사면돼 경영현장으로 돌아오면 삼성의 신규 투자와 미래 먹거리 발굴 등이 가속화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종교계, 국민들 사이에서도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정장선 평택시장과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는 이 부회장 사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반도체 전쟁 속에서 정부는 부처별로 정책이 분산되고, 전쟁터에 나간 우리 대표기업은 진두지휘할 리더 없이 싸우고 있다”고 이 부회장의 부재를 아쉬워 했다.

대한불교조계종 25개 교구 본사 주지들은 지난 12일 이 부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대한노인회도 최근 “전세계 반도체 경쟁에 대비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 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특별사면을 건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 부회장 사면 건의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청원인은 “삼성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무게를 고려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 범국가적인 경제난을 이겨내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나아가 대한민국을 빛낼 수 있도록 옥살이가 고돼서 대장 절제 수술까지 받은 이재용 부회장의 8월 15일 특별 사면을 간절히 요청한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시안 반도체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최근 코로나19 백신 수급 불확실성이 증폭하는 등 이 부회장에게 ‘민간 외교관’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마스크 대란 당시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삼성은 해외에서 필터 재료를 확보했고, 스마트 팩토리 제조기술 전수 등으로 사태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이후 삼성은 치료시설 제공과 의료진 파견, 3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효율성을 높이는 최소잔여형(LSD) 주사기 개발에도 큰 역할을 했다.

또 이 부회장은 자신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화이자와 우리 정부를 연결, 코로나19 백신 협상도 도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2019년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를 결정했을 때도 이 부회장은 현지로 날아가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코로나19 백신 등 위기 상황에서 우리나라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전 세계를 누비며 국가 최고위급 인사,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CEO) 등과 친분을 쌓아 왔다. 실제 이 네트워크가 삼성의 프로젝트는 물론, 국가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사면되면 삼성 전체가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마스크 필터, 치료센터, 스마트팩토리 등 과거 사례처럼 계열사가 힘을 합쳐 국가 위기에도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