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간판스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2)가 LA 다저스의 천적 타자로 등극했다. 다저스전 3경기에서 연속 홈런을, 그것도 사흘간 무려 5방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타티스 주니어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원정 4연전 마지날막 경기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2안타 가운데 하나가 4회초 다저스 선발투수 더스틴 메이를 상대로 터뜨린 솔로 홈런이었다.
이 홈런으로 타티스 주니어는 다저스전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24일과 25일 경기에서는 홈런을 두 방씩 터뜨려 3경기에서 뽑아낸 홈런만 5개다.
홈런마다 스토리가 있었다. 24일 타티스 주니어는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상대로 2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22년 전인 1999년 4월 24일, 아버지 페르난도 타티스가 다저스전에서 박찬호를 상대로 한 이닝 두 개의 만루홈런(이른바 '한만두')을 친 바 있다. 같은 날(4월 24일) 같은 장소(다저스타디움)에서 부자(父子)가 멀티홈런을 날린 것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이었다.
25일 타티스 주니어는 트레버 바우어를 상대로 또 2개의 홈런을 작렬시켰다. 이 홈런은 '복수극'으로 크게 화제가 됐다. 바우어는 앞서 지난 3월 시범경기 샌디에이고전에서 한눈을 감고 투구를 한 바 있다. 김하성을 삼진으로 잡아낸 후에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한눈을 가리키는 세리머니까지 했다. 바우어는 경기 후 "한 쪽 눈만 뜨고 던진 나를 상대로 득점할 수 없다면, 두 눈을 모두 뜬 나를 상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멘트로 샌디에이고를 도발하기도 했다.
타티스 주니어는 바우어로부터 첫 홈런을 뺏어낸 후 손으로 한쪽 눈을 가리는 세리머니를 펼쳐 바우어를 응징했다. 두번째 홈런을 날린 후에는 보란듯이 배트플립까지 했다.
그리고 이날 타티스 주니어는 또 홈런 하나를 추가해 사흘 연속 다저스 마운드를 맹폭했다. 다저스타디움에서 유격수가 3경기 연속 홈런을 날린 경우는 홈팀 다저스에서도 없는 일로 이 역시 사상 최초 기록이었다.
타티스 주니어는 이번 시즌 총 7개의 홈런으로 홈런 부문 공동 선두로 나섰다. 7개의 홈런 가운데 6방이 다저스로부터 뽑아낸 것도 놀랍다. 이번 원정 4연전에서 5개를 때렸고, 지난주 다저스와 홈 시리즈에서도 홈런 1개를 날린 바 있다. 다저스에게 타티스 주니어는 '공포의 천적'으로 떠오른 셈이다.
이날 현재 메이저리그 홈런 부문에서는 타티스 주니어를 포함 총 8명이 7개의 홈런으로 공동 1위에 올라있다. 타티스 주니어는 어깨 부상으로 열흘간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가 복귀해 공백기가 있었다. 15경기, 57타석에서 7홈런을 친 타티스 주니어가 최소 경기, 최소 타석으로 홈런 선두 그룹에 합류해 홈런의 순도 면에서는 톱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샌디에이고는 이날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다저스에 8-7로 역전승을 거뒀다. 5-7로 뒤지던 9회초 2점을 뽑아내 극적으로 동점을 만든 후 11회초 결승점을 얻어 일궈낸 역전승이었다. 타티스 주니어는 9회초 2점을 낼 때 1사 1루에서 안타를 쳐 귀중한 찬스를 이어가 동점의 발판을 놓기도 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