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페이가 카카오뱅크에 이어 국내 증시 상장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증권가에서는 ‘대어’급인 카카오 계열사들이 줄지어 IPO(기업공개)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 생태계 지각 변동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뱅크에 이어 카카오페이가 국내 증시 상장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사진=카카오페이 홈페이지 캡처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전날인 지난 26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서를 제출하며 국내 증시 상장 절차를 본격화했다. 지난 15일 카카오뱅크가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데 이어 약 10여일 만이다.
거래소의 통상적인 상장 심사 기간이 약 2개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심사 지연 사유 등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오는 6월말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여겨진다.
상장심사를 통과하면 증권신고서 제출 등을 거쳐 공모 청약을 받은 뒤 올 하반기에는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르면 7월 중 코스피 입성이 가능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카카오페이의 IPO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골드만삭스·JP모건이 맡는다. 공동 주관사로는 대신증권이 선정됐다.
지난 2017년 4월 카카오에서 분사한 카카오페이는 결제·송금·멤버십·청구서·인증 등 지불결제 관련 서비스로 플랫폼의 기반을 다진 뒤 투자·보험·대출·자산관리 등 금융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했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시킨 데 이어 올해는 카카오페이보험사도 설립한다.
신청일 기준 카카오페이 최대주주는 카카오로 지분 55%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는 10조원 안팎이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진행할 당시 평가받은 회사의 가치가 9조3000억원이었던 만큼 10조원 이상 가치가 산정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를 18조원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카카오 분사 당시 기업 가치가 58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년 사이 몸값이 17배 넘게 불어난 셈이다. 카카오페이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증권, 보험 등 신사업 확장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가 국내 증시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카카오 계열사의 IPO 바람이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카카오의 또 다른 자회사 카카오뱅크가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가 지분 31.6%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기업 가치가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한다. 장외 시장 주가 기준 카카오뱅크의 지분가치는 약 35조원에 달한다. 국내 금융지주사 시가총액 1위인 KB금융지주(약 22조원)를 뛰어넘는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게감 있는 카카오 계열사들이 줄지어 국내 증시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면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둘다 올해 IPO 시장에서 손꼽히는 대어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요 계열사가 비슷한 시기에 연이어 코스피에 입성하는 건 국내 증시 역사에서 유례 없는 일”이라면서 “두 기업 모두 IPO 절차가 순항할 경우 역대급 흥행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