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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불사조"…검찰, 이상직 전격 구속…555억 횡령·배임 혐의

2021-04-28 02:28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55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 동의안이 통과된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28일 이날 새벽 1시 25분 경 구속됐다.

횡령·배임 혐의를 받은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지난 2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전주지방법원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승곤 전주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주식 시가나 채권 가치 등과 관련,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면서도 "구속영장 심사 단계에서 필요한 혐의 사실에 대한 소명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 부장판사는 "수사 과정상 피의자 행태를 감안하면 증거 위·변조 또는 진술 회유 가능성이 있다"며 "피의자가 관련자들에 대해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만큼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의원은 전날 오후 2시부터 5시 55분까지 4시간 가량 전주지법 404호 법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았다. 취재진은 이 의원에게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심경이 어떠냐"고 물었다. 이 의원은 이에 "성실히 무죄를 소명하겠다"며 "재판장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고 답변했다.

현장에 있던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원 등은 "이상직을 즉각 구속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스타항공 공동대책위원회 △전북민중행동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관계자들은 지난 27일 전주지법 앞에서 '배임횡령·정리해고 주범 이상직 구속 처벌 및 악의적 운항중단·임금체불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해 이 의원의 구속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법원 앞에서 대기 중이던 승합차에 탑승했다. 이후 해당 차량은 전주교도소로 이동했다. 취재진은 '영장심사에서 어떤 말을 했느냐'고 물었다. 이 의원은 "충분히 소명했다"고 말했다. 전주교도소에 구금된 지 7시간 30분 만에 구속영장이 발부된 셈이다.

국회가 가결시킨 법원의 체포 동의안에 따르면 이 의원은 2015년 3월부터 2019년 5월 사이에 이스타항공과 계열사 6곳을 실질적으로 소유했다. 이 때 이 의원은 회삿돈 58억45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사고 있다. 검찰은 이 의원 측이 이 돈을 정치 자금과 선거 기탁금, 딸 이수지 전 이스타홀딩스 대표의 고급 오피스텔 임차료 등으로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 외에도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 장기 차입금을 조기에 갚아 회사에 약 430억원 가량 금전적 손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카인 이스타항공 전 재무부장 이모 씨와 범행을 공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의원 일가의 횡령·배임 금액이 555억원에 달한다고 판단했다.

임일수 전주지방검찰청 형사3부장검사는 지난 9일 이 의원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횡령)·업무상 횡령·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회는 지난 21일 본회의를 열어 총 투표 수 255표 중 찬성 206표, 반대 38표, 기권 11표로 체포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한편 이 의원은 표결 직전 "체포 동의 부결을 통해 입법부 권위와 자존심을 살려 검찰의 오만한 수사권 남용에 대한 준엄한 질책과 경종을 울려달라"고 언급했다. 또한 동료 의원들도 똑같이 당할 수 있다며 체포 동의안에 반대표를 던져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결과는 찬성률 81%로 압도적 지지를 얻어 체포 동의안이 통과됐다.

이 의원 횡령 사례 중에는 이스타홀딩스 자금으로 딸 명의의 포르쉐 자동차 리스 비용 1억1062만원을 낸 점과 여의도 고급 오피스텔 보증금·임차료 9246만원을 대납한 혐의가 있다. 포르쉐 차량 사용 의혹과 관련, 이 의원은 "딸이 중학생 시절 큰 교통사고를 당해 교통사고 트라우마를 가져 주변인들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차를 추천받았다"며 "그 결과 9900만원 상당의 포르쉐를 구입하게 된 경위"라고 해명했다.

지난 16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 전주지법에 출석하며 동행한 변호인에게 "사람들이 날 자꾸 건드리는데 불사조인 내가 어떻게 살아나는지 보여주겠다"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대화는 당시 이 의원 재판에 참관차 온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 관계자가 이 의원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며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구속된 이 의원을 상대로 횡령 자금 사용처 등을 수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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