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제 조정 문제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백가쟁명’이 심화되고 있다. 더구나 당 대표 후보들조차 각각 다른 해법을 내놓으면서 5·2 전당대회 이후에도 이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당내에서는 부동산 세재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지난 26일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세금 관련 논의는 당분간 없다"고 했지만 같은 날 당정 협의에서 종부세 조정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다음날 부동산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는 "종부세 기준 상향, 대출 규제 완화 등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한다"고 했다.
김성환 원내수석부대표도 27일 종부세에 대해 "논의가 없진 않겠지만 중점 과제는 아니다. 종부세는 조금 더 정밀하게 들여다보고 정책을 결정해도 늦지 않는 것 같다"며 종부세는 후순위라는 점을 시사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하지만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종부세와 재산세 등 세제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떼어 놓고 봐서는 안 된다"며 "재산세, 양도세를 먼저 논의하고 종부세를 나중에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특히 "종부세의 기본적인 성격을 훼손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1가구 1주택자 가운데 국민주택 규모 이하의 아파트들이 종부세 대상이 됐다면 그런 케이스를 파악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 엇갈리던 입장이 결국 지도부 내 의견차를 드러낸 채 원점으로 돌아온 것이다.
문제는 차기 당 대표가 선출되도 당분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현재 안갯속인 당 대표 선거에서 홍영표·송영길·우원식 후보(기호순)가 종부세를 두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 후보는 지난 27일 마지막 TV토론회에서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일관성이다. 보유세 강화 기조를 바꿔선 안 된다. 종부세는 그대로 가야 한다"고 했고, 우 후보는 "종부세는 손댈 필요가 없다. 대출 규제 역시 지금 수준을 유지해야 시장이 안정된다"고 했다.
▲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송영길, 우원식 당대표 후보가 지난 22일 충북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충북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하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반면 송 후보는 윤 원내대표와 마찬가지로 "1가구 1주택에 대해선 탄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면서 "과세 기준은 유지하되 연령과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를 높여야 한다"고 절충안을 내놓은 상태다.
종부세 수정안을 둘러싸고 당의 투톱·당 대표·원내대표, 간 엇박자가 생길 수 있는 지점이다.
이를 두고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대표 후보 3인방은 이구동성으로 현행 종부세 유지를 이야기하고, 당 특위에서는 종부세 완화를 검토하겠단다"며 "말하는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니 도대체 누구의 말이 맞는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갈팡질팡의 원인은 민주당 내부의 '표(票) 계산' 때문"이라며 "부동산 정책을 설계할 때도 선거만 생각하고 있으니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리 없다"고 질타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