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상속 절차가 마무리 되면서 국내 재벌가 주식 부자 판세가 크게 요동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가가 국내 주식갑부 순위 상위권을 점령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홍라희 여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4명의 주식가치가 지난달 말 기준 40조원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60개 그룹 주요 총수 일가 90명 주식평가액 현황 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3일 밝혔다.
지난 2013년 5월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사 결과를 살펴 보면 60개 그룹 90명 총수 일가가 보유한 주식평가액은 지난 달 말 기준 98조330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42조 원(42.8%) 정도가 삼성가 몫으로 파악됐다.
이건희 회장이 오랫동안 유지하던 국내 주식부자 1위 자리는 이재용 부회장이 물려 받았다. 이번에 상속 절차가 완료되면서 이 부회장의 주식재산은 15조6167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한 달 전보다 7조원 넘게 주식재산이 불어난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보통주 주식가치는 지난달 말 기준 7조9300억원을 넘어섰다. 이어 삼성물산 4조6000억원, 삼성생명 1조7000억 원, 삼성SDS 1조3000억원대 지분가치를 보였다.
주식부자 2위로 홍라희 여사가 올라섰다. 이건희 회장의 부인이자 이재용 부회장의 모친인 홍라희 여사의 지난 달 말 주식가치는 11조 4319억원을 기록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 두 자매가 각각 3위, 4위에 자리했다. 3월 말까지만 해도 자매의 주식가치는 1조 8000억 원 정도로 같았으나, 상속이 완료된 지난달 말에 이부진 사장이 약 7조7800억원, 이서현 이사장이 약 7조2100억원의 주식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해 삼성가 4명이 보유한 주식가치를 모두 더하면 42조원 이상이다. 이는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시가총액 톱10 셀트리온(36조6200억원)보다 높고, 시총 8위 현대차(45조2900억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밖에 주식부자 5~10위권에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6조7106억원),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5조6000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4조9600억원), 정의선 현대차 회장(3조7300억원), 최태원 SK 회장(3조5800억원), 구광모 LG 회장(3조48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현대차 정몽구·정의선 부자의 주식재산만 해도 9조 3000억 원(9.3%) 이상으로 10조원에 근접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향후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주식을 모두 물려받고,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될 경우 10조 원대 주식가치를 보일 수 있어 국내 재벌가 주식부자 상위권 판도가 이때 다시 한 번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삼성에서 독립해 위성 그룹을 만들 경우 삼성전자 지분 등을 처분하면 국내 재벌가 주식부자 순위가 뒤바뀔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 대상 그룹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5월 기준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 기업 집단(그룹) 71곳 중 자연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60곳이다. 주식평가액 대상은 총수를 비롯해 주요 오너가 90명이다. 주식평가액은 총수 일가가 직접 보유한 보통주(우선주 제외) 주식에 지난 4월 30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했다. 총수 일가가 비상장사 지분 등을 통해 2차로 보유한 상장사 주식 가치는 조사에서 제외 됐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