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공매도가 14개월만에 재개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공매도 금지 직전까지 외국인과 기관이 몰렸던 종목, 최근 대차잔고 급증 종목 등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향후에도 공매도 거래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종목에 한해 공매도가 부분 재개됐다. /사진=연합뉴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공매도가 부분 재개된다.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당국이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내린 지 약 1년 2개월 만이다.
당국은 당초 3월 16일부터 9월 15일까지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할 계획이었지만, 시장 불확실성을 이유로 두 차례나 공매도 제한 시점을 연기했다.
물론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 해제 역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완벽한 복귀는 아니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종목에 한해 부분적으로만 재개된다.
코스피200 구성종목(지난달 28일)은 시가총액 기준 △10조원 이상 34개 △5조원 이상 28개 △3조원 이상 37개 △2조원 이상 30개 △1조원 이상 45개 △1조원 미만 27개다. 코스닥150 구성종목은 △2조원 이상 21개 △1조원 이상 37개 △1조원 미만 92개 규모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금지 해제 조치와 더불어 공매도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한 단계 높였다.
기관·외국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공매도 투자에 개인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신용융자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는 등 사전 조치를 취한 것이다. 개인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증권사의 수를 종전 6개사에서 17개사로 늘린 게 대표적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는 결국 개미의 피해만 야기할 것이라며 여전히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재개가 부정적 요인 보단 긍정적 측면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수 방향성에 미치는 충격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로 개별 종목 및 업종, 더 나아가 전반적인 국내 증시에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를 만들어 낼 수는 있다”면서도 “증시 역사를 되짚어 봤을 때 공매도가 시장의 방향성을 바꾸진 못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기존처럼 전 종목을 대상으로가 아닌 코스피200, 코스닥150고 같이 대형주에 한해 공매도를 재개한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따”면서 “대형주의 시가총액, 유동성을 고려할 때 해당 종목 대상으로 공매도 압력이 높아진다고 해도 주가 충격은 중소형주 대비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바이오, 2차전지, 테마주 등 막연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고평가된 섹터와 최근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인 ‘대차잔고’가 급증한 종목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한 달간 대차잔고가 늘어난 종목,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액 비율이 높은 종목을 주의해야 한다”면서 “3월 말 대비 대차잔고가 늘어난 종목 가운데 향후 이익 전망치 및 목표주가 하락이 나타난 종목으로는 오뚜기, 두산퓨얼셀, 한국전력, 휠라홀딩스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