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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되나…직급체계 손질

2021-05-04 11:47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보수적인 조직문화가 강한 직업군으로 분류되는 은행에서 최근 수평적인 조직문화 확산을 위한 노력들이 한창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최근 호칭 자율화와 직급체계 손질에 나서면서 은행권에도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뿌리내릴지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신한금융그룹 제공.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달부터 임원 직급체계에서 '전무'를 없애고, '부행장-상무'로 직급체계를 간소화한다. 이는 지난해 말 은행에서 팀(Unit) 중심 조직 체계 개편을 통해 의사결정 단계를 간소화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전무는 부행장으로 호칭이 변경될 예정이다. 앞서 하나은행은 '3S'(Simple, Speed, Smart)라는 3대 조직혁신 원칙을 기반으로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팀 중심 조직체계로의 조직개편을 실시했으며, 의사결정 단계를 '팀 리더-임원-CEO'로 간소화했다.

이보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2월부터 부서별 구성원에 대한 호칭을 직책이 아닌 수석, 매니저, 프로 등으로 바꿔 부르는 '자율 호칭제도'를 시행했다. 상당수 IT기업 등에서 호칭파괴를 통한 수평적 조직문화에 나서고 있지만, 상명하복과 위계질서가 강한 시중은행에서 호칭파괴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며 파격적인 시도라는 평가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부장급 이하인 '부부장-차장-과장-대리' 등은 직급 호칭이 아닌 부서별로 원하는 대로 구성원의 호칭을 정해서 부른다. 가령, 부부장급 이상은 '수석', 그 이하는 '매니저' 또는 '프로' 등으로 구성원 간의 논의를 거쳐 원하는 호칭을 부른다.

이 같은 시도에는 진옥동 은행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진 행장은 "끊임없이 변하는 시장을 상대하려면 발 빠른 변신이 필요하며 전통적인 금융만을 고집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며 유연하고 수평적인 문화 위에 어떤 위기에도 기회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위계질서가 강한 시중은행에서 호칭변화와 조직체계를 간소화에 나서는 이유는 창의력이 요구되는 디지털 전환과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선 신속한 의사결정과 유연한 사고가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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