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세계 10대 경제대국인 한국 증시가 여전히 신흥시장 지수로 분류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날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에 한국을 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승격시켜줄 것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고 5일 밝혔다.
전경련은 한국이 MSCI 선진시장에 편입되어야 하는 근거로 △한국경제의 위상, △외환거래 편의성, △평가의 공정성, △투자환경 개선, △정보접근성 제고 노력 등 5가지를 제시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정책실장은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과 주식시장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선진시장의 자격이 충분하다”며 “오는 6월 MSCI의 연례 시장분류 작업에 앞서 한국시장의 승격 필요성을 한국 경제계를 대표하여 모건스탠리에 설득하기 위함”이라고 건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의 2020년 GDP는 1조6000만달러로 전 세계 10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실물경제 뿐 아니라 주식시장 규모도 글로벌 최상위권이다. FTSE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증시 지수 산출기관이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하는 이유다. 한국은 1인당 GNI등 MSCI의 선진시장 편입요건 정량지표도 모두 충족한다.
전경련은 글로벌 증시 지수 산출 기관인 다우존스(1999년), S&P(2008년), FTSE(2009년)도 이미 한국 증시를 선진시장으로 편입했음에도 유독 MSCI만 한국을 신흥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SCI는 한국의 선진시장 편입 불가 사유 중 하나로 역외 외환시장 부재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의 환전상 불편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전경련은 역외 외환시장은 없지만, 원화는 이미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많이 거래되는 통화로 외국인들이 한국증시 투자를 위한 자금을 환전하는 데에 전혀 무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원-달러 거래액은 전 세계 10위, 기축통화 제외 시, 호주달러, 캐나나달러, 스위스프랑, 홍콩달러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전경련은 MSCI가 주장하는 한국의 역외 외환시장 허용은 거시경제, 통화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이며, 특히 IMF에 구제금융 신청 경험이 있는 한국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MSCI는 영문 공시자료 부족 및 배당금 사후 결정 등 한국 주식시장의 정보전달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경련이 국가별 MSCI의 평가의견서를 분석한 결과, 동일한 문제를 지적받은 일본에 대해서는 MSCI가 정보전달체계에 문제가 없다고 평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이 양국의 동일한 문제점에 대해 유독 한국에만 개선필요 등급을 부여한 것은 국제적 형평성 위배 소지가 있다.
MSCI는 그동안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제도개선을 요구해왔다. 전경련은 그동안 MSCI가 지적했던 내용이 대부분 반영되면서 외국인 투자자 편의가 크게 개선됐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 간소화, 투자목적 현금대출 제한 해제, 증시 거래시간 연장 등을 투자자 편의개선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MSCI는 한국에 대해 민간 사업자의 주식 시세정보 접근성이 낮아 금융기관이 새로운 지수 인덱스 상품 등을 개발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금융당국이 시세정보 접근성 제고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9년 한국의 시세정보 접근성 제고를 위해 △해외 사례를 고려한 연구용역 추진, △시세정보 제공 규정 명확화, △지수상품 개발자 권리보호 등을 골자로 하는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