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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화탄소, 캠핑 추억 박살 내는 '소리 없는 암살자'…"환기 필수"

2021-05-05 15:29 | 온라인뉴스팀 기자 | office@mediapen.com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코로나19로 캠핑족이 급증한 가운데 캠핑 중 '일산화탄소(CO) 중독'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로 쉽게 인지할 수 없는 데다 소량으로도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만큼 밀폐된 텐트 안에서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나 난방기구 등 가스용품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사진=KT 제공


지난 2일 오후 1시 14분 경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한 캠핑장에서 30대 후반 여성과 40대 초반 남성 등 부부와 이들의 4살 난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이 텐트를 철수하고 퇴실해야 할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인기척이 없자 캠핑장 업주는 확인차 텐트에 들어가 숨진 일가족을 발견했다.

텐트 안에는 화로와 타서 재가 된 숯, 미사용 숯 봉지 2개가 있었다. 이들 가족은 지난달 30일 2박 3일 일정으로 캠핑장을 예약했다. 이후 이날 정오께 텐트를 철수할 예정이었으나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확인한 결과 일가족의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는 75%를 상회했다.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40%를 넘어가면 치사량으로 보는 점을 감안하면 1.75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앞서 지난달 27일 충남 당진의 한 해수욕장에서도 캠핑하던 부부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사망했다. 발견 당시 텐트는 밀폐 상태였다. 경찰·소방당국은 이들이 부탄가스를 연료로 쓰는 난방기기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진 것으로 봤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전국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는 39건으로 26명이 숨지고 59명이 부상을 입었다.

◇"무색·무취에 인체 치명적…텐트 안 화기 사용 금물"

일산화탄소는 인체에 치명적이나 색채나 냄새가 없어 '소리 없는 암살자'로 통한다. 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일산화탄소 농도가 200ppm이면 2∼3시간 안에 가벼운 두통이 일어나고, 400ppm이면 1∼2시간에 앞 두통과 2.5∼3시간에 후두통이 일어난다.

800ppm이면 45분에 두통·매스꺼움·구토 등을 하고 2시간 내 실신할 수 있다. 1600ppm 상태로 2시간이 지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3200ppm이면 5∼10분 안에 두통과 매스꺼움을 느껴 30분 뒤부터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6400ppm이면 두통과 매스꺼움을 느끼는 시간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시간이 2배로 짧아진다.

1만2800ppm까지 치솟으면 1∼3분 이내에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강원경찰청이 지난 3월 영월 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에서 실험한 결과 차량·텐트에서 가스히터를 켜고 80분이 지나자 일산화탄소 농도는 1055ppm까지 급등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텐트 내 연소기구 사용 시 산소 부족과 일산화탄소 중독 등으로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는 만큼 밀폐된 장소에서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도 "절대 밀폐된 텐트 안에서는 가스 관련 용품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반드시 환기되는 곳에서 안전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환기를 습관화해 일산화탄소를 배출시키거나 휴대용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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