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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민간 R&D…미래 경쟁력 경고음

2021-05-06 10:58 | 조한진 기자 | hjc@mediapen.com
[미디어펜=조한진 기자]국내 민간 연구개발(R&D)에 경고음이 들어오고 있다. 경제 선진국들에 비해 활력이 둔화되면서 미래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대기업 R&D 지원 확대 지원 등 정부의 투자 지원 강화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00~2019년 민간 기업 R&D 투자의 연평균 증가율을 5년 단위로 비교해본 결과, 민간 기업 R&D 투자는 지난 2000년대초(2000~2004년) 연평균 14.9%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최근 5년(2015~2019)에는 연평균 7.5%로 절반까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 /사진=현대차 제공


최근 민간 R&D 투자 증가세가 둔화된 원인으로는 대기업의 R&D 투자 부진이 첫 손에 꼽힌다. 2019년 기준 민간 기업 R&D 투자액 중 대기업 비중은 76.7%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5년(2015~2019년)간 대기업 R&D 증가율은 직전 5년(2010~2014년)간 연평균 증가율 14.1%의 절반 수준인 7.3%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대기업이 민간 R&D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이들의 R&D 투자에 따라 전체 민간 R&D의 등락이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주요국에 비해 대기업 R&D 투자에 대한 지원 부족한 상황이다. R&D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도 이와 연관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기업이 세액공제 및 감면 등 R&D 투자에 대해 정부로부터 받은 총 지원액은 R&D 투자액의 2%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G5 국가(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 대기업은 R&D 투자액의 평균 19%에 달하는 투자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경우 같은 비율이 한국은 26%로 G5 평균인 23%를 오히려 상회했다.

한경연은 G5 중 미국, 독일, 프랑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균등하게 지원하고 있고, 영국과 일본은 기업규모별로 차등지원하고 있지만 한국보다 격차가 작다고 설명했다. 대-중소기업 간 R&D 정부지원율 격차는 한국이 24%포인트인 반면 영국과 일본은 각각 15%포인트, 3%포인트다.


주요 선진국과 한국은 R&D 투자 지원정책 방향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현재 중소기업 R&D 투자 세액공제율(당기투자분 기준) 25%를 2011년부터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의 경우 2013년까지 3~6%였던 세액공제율이 2014년 3~4% → 2015년 2~3% → 2018년 0~2%로 지속 축소했다. 반면 G5 국가는 R&D 투자 세액공제율을 상향하고 공제한도를 확대하는 등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R&D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추세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R&D는 기업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 생산성을 증가시킴으로써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핵심 요소"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R&D 투자 지원으로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유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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