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의 '프로젝트G' 보고서가 그룹의 안정적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여러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을 담는 아이디어 차원에 작성됐다는 진술이 나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안으로 프로젝트G 보고서를 규정한 검찰의 주장과 다른 진술이 나온 것이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박사랑 권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의혹에 관한 2차 공판기일에서 전 삼성증권 직원 한모씨의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한씨는 삼성증권에 근무하면서 미래전략실과 함께 삼성그룹 지배구조에 관해 자문했고, 2012년 프로젝트G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다.
검찰은 프로젝트G가 2012년 12월 쯤 수립돼 이듬해부터 이 보고서의 계획대로 승계작업이 진행됐고,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으로 상황이 급변하면서 제일모직(옛 에버랜드) 상장 등이 추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부회장 측은 제일모직 상장과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등은 경영 판단에 의한 결정으로 합법적 절차에 의해 진행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날 한씨는 "전체적으로 삼성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를 모아서 (프로젝트G 보고서 작성을)진행했다"며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이슈들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작성 배경을 설명했다.
"프로젝트G는 대내외적으로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에 대비라고 돼 있다"는 검찰의 지적에 한씨는 "대비가 아니라 그런 부분도 고려한 것"이라며 "고려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또 검찰은 금융지주회사 발생, 삼성전자 지분 매각 이슈 등 계열 분리 대비도 포함된 것이 아니냐고 했다. 이에 한씨는 "계열분리 대비가 목적은 아니다"라며 "핵심이 아닌 사업을 정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계열 분리를 고려한 것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한씨는 "에버랜드와 삼성물산 합병을 전제로 가정된 부분이 보이는데 합병을 전제로 보고서를 쓴 것 아니냐"는 검찰 추궁에는 선을 그었다.
한씨는 "에버랜드와 삼성물산 합병이 지배구조 강화에 효과적인 방향이라고 본 것은 맞으나 시나리오 중 하나지 그걸 전제로 한 것이 아니다"라며 "지주회사 전환도 고려하고 합병, 지주회사 전환을 모두 고려한 것이다. 에버랜드, 삼성물산 합병은 지주회사 전환을 하지 않을시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버랜드, 삼성물산 합병은 결국 계열사를 통한 지배구조 약화를 우려해 대주주가 개인 지분을 높이기 위한것 아니냐"는 질문에 한씨는 "우리는 대주주 지분율을 높이는 것을 강화한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