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여야 지도부가 7일 나란히 여권의 텃밭인 호남을 찾아 민심 잡기에 나섰다. 국민의힘이 ‘영남당’ 이미지를 벗기 위해 호남 공략에 나서자 더불어민주당이 텃밭 사수 차원에서 맞불 전략을 놓은 것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문재인, 노무현 두 대통령 배출 힘이 광주에서 같이 나왔다고 생각한다”면서 “두 분이 대통령 될 수 있었던 건 고립된 광주라는 지역주의에 맞서 단호하게 광주의 정의 편에 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모든 사람들이 계엄군 발표 따라 (광주) 폭동으로 오해하고 있었을 때 이 진실을 알리기 위해 뛰었던 분이 문재인 변호사”라며 “또한 3당 야합 사건으로 정치적으로 광주가 고립됐을 때 ‘이의 있습니다’를 외쳤던 분이 노무현 의원이었다”고 강조했다.
분향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당시 광주 대동고 3학년이였다. 고 3시절 5·18 참극을 겪었고, 당시 조용하던 내 친구 전영진은 5·18 묘역에 안장돼있다"며 "이후 악몽을 꾸면서 아픔 겪어야 했고, 그 아픔은 저희 세대대 학생운동과 민주화운동에 참여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최고위원 등과 함께 참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당직자 등과 함께 참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송 대표는 방명록에는 ‘인순고식 구차미봉(因循姑息 苟且彌縫, 당장 편한 것만을 택하고, 잘못된 것을 임시변통으로 맞춤). 인습을 고치고 편안함을 버리고 당당하게 유능한 개혁 민주당 만들어 가겠습니다. 5월 정신으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발전’이라고 작성했다.
이와 관련해 “인습에 얽매여 편안함을 추구하고 개혁을 시도하다 도로아미타불이 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가 담겼다”면서 “우리 민주당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저의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1시간 가량 뒤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5·18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희생자들에게 사과를 했다.
김 권한대행은 방명록에 ‘오월 민주 영령님께 깊은 추모와 존경을 마음을 올린다’고 작성했고, 희생자들의 묘역 앞에서는 “가슴 아픈 역사”라고 말했다.
그는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참혹했고 다시는 반복해서는 안 될 우리 역사를 잘 치유하고 민주 영령들의 그 뜻을 승계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역사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희생당하고 아픔 속에 계신 유족들과 돌아가신, 부상하신 모든 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지도부 당선 후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를 찾은 이유에 대해서는 “광주를 선택했다기보다도 좀 더 많은 관심을 두고 노력을 더 배가해야 할 분야, 지역, 계층에 대한 관심을 키우기 위한 첫 행보가 아무래도 광주 되는 게 좋겠다고 이해해주시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문에는 원내부대표단 등 국민의힘 의원 10여 명이 함께 했다. ‘광주전남대학생 진보 연합’ 회원 10여 명이 이들의 방문에 항의하면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