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1년여 임기가 남은 문재인 정부의 사실상 마지막 개각을 결정하는 국회 인사청문회 결과 청와대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임혜숙 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부적격 판정이 나온 이후 청와대는 이들에 대한 임명을 급하게 밀어붙이지 않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도 세 후보자 모두 임명하는 것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청와대는 국민여론을 살피는 분위기이다. 마침 오는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4주년 기자회견을 앞두고 있어 청와대의 입장을 심사숙고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7일 “아직은 국회의 시간이다. 공은 국회에 있다고 말씀드려왔다”면서 “인사청문법에 따르면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 마감일은 5월 10일이어서 그때까지는 국회 논의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180석의 민주당이 국회에서 밀어붙이면 이들의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수 있지만 최근 문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보듯이 여론이 부담이다. 문재인정부에서 그동안 야당 동의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29명에 달한다.
일단 노 후보자에 대해선 7일 민주당이 야당과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임 후보자와 박 후보자에 대한 당청 간 최종 조율과 판단이 주목된다.
왼쪽부터 임혜숙 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사진=청와대
야당의 강력한 반발에도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기에는 최근 청와대가 강조해온 ‘협치’ 기조를 해치고 ‘독선’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문 대통령이 발탁한 국무위원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것도 임기 말 국정동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더구나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와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당청은 야당의 협조를 구하자는 것이 민주당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지난 4일 문 대통령과의 오찬 자리에서 세명 후보자 모두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다고 최근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6일 의원총회에서 후보자 3인에 대한 ‘부적격’ 판정을 발표했다. 정의당도 같은 날 브리핑을 열고 임혜숙·박준영 후보자에 대해 “장관이 되면 안된다”며 데스노트에 이름을 올렸다.
임 후보자는 야당으로부터 아파트 다운계약. 위장전입,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무자격 지원, 논문 표절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다.
박 후보자는 영국 주재 외교관 시절 그의 아내가 고가의 도자기 장식품을 국내로 밀수해 판매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노 후보자는 위장전입, 지방세 부당 면제, 특공 아파트 갭투기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6일 국회에서 ‘적격’으로 채택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받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에 대해 임명안을 재가한 바 있다.
나머지 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 마감 시한은 오는 10일이다. 이날까지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재송부 요청을 한 뒤 임명 수순을 밟는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