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여야 원내대표는 11일 두차례 직접 만나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 처리를 협의했지만 끝내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첫 상견례를 겸해 열린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이 사안을 논의했다.
윤 원내대표가 "먼저 말씀하시라"며 발언 기회를 양보하자, 김 원내대표는 "앞으로 말씀만이 아니라, 여러 배려하는 것에서 야당에 우선권을 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4·7 재보선을 통해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에 대한 민심이 드러났다"며 "윤 원내대표가 통 크게 야당을 배려하고 여러 관심을 달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가 11일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 주재로 회동하며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 원내대표는 "앞으로 법안 처리 과정에서 야당이 내실 있게 내용을 갖고 국민들에게 생색내고 자랑할 수 있는 성과를 함께 나누도록 최대한 배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시작하는 마당에 다른 장관 문제에 연계하지 말고 정말 통 크게 총리 인준 절차를 마무리해달라"고 협조를 촉구했다.
박 의장은 "21대 들어 여야 간 너무 소통이 없었다"며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귀 기울이고, 양보하고 합의할 때 국민이 평가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회동에서 코로나19 국난 위기 상황인 만큼 행정부를 통할하는 국무총리 자리를 하루라도 비워둘 수 없다고 밝혔다"며 "오늘 중 본회의를 열어 인준안을 처리해달라고 박 의장에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국무총리 인준안 처리에 반대했고, 어떤 합의도 현재로서는 이뤄지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5월 임시국회 본회의 일정 확정, 궐위 상태인 법사위원장 선출 문제 등을 정리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야당이 부적격 판정을 내린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윤 원내대표는 전했다.
두 원내대표는 이어 오후에도 회동을 갖고 논의를 이어갔지만, 서로 간 입장의 평행성만 확인했다.
윤 원내대표는 “중앙재난수습대책본부를 책임지는 자리인 국무총리의 자리는 하루도 비워둘 수 없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국무총리 인준안이 처리되어야한다고 말씀을 아침에도 드렸고. 의장님께 오늘 중에라도 본회의를 열어서 총리인준안을 상정해달라고 요청드린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을 사랑하고 국민의 힘을 기대하고 있는 국민의힘 당에서는 제 뜻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국민들께서 국난에 하루하루 얼마나 고통을 받고 있는가 생각한다면 김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께서 아마도 바로 결심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이어 “다른 부분에 대해선 우선 국무총리 인준안 처리에 협조를 해주신다면 정말 정성과 성의를 다해서 논의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국무총리의 공백은 전적으로 정부 여당의 책임이다. 직전 국무총리를 하셨던 분이 자신의 대선 스케줄 떄문에 사퇴를 하셨고 대통령께서는 사퇴를 수리하셨다”며 “코로나 상황이 정말 걱정이 되신다고 하면 국무총리 하시던 분이 국회가 동의하고 인준될 때까지 그 자리 계셔야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또 과거 전례상 절차에 따라 그렇게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대선 욕심 때문에 그만 두셨고 그걸 대통령이 용인하시는 바람에 국정공백 상황이 생겼고, 거꾸로 국민이나 야당의 뜻을 무시하겠다면 그렇다면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시키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서 조금 더 전향적인 논의를 해서 객관적 사실에 따른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면서도 “야당은 국정공백에 대해서 너무 방치하거나 불필요한 논쟁을 벌일 그럴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여당이나 정부 측에서 하는 것도 일방적으로 보인다고 한다면 그것은 협치의 정신과 어긋나는 것”이라며 “가급적이면 잘 타결될 수 있도록 야당도 필요하면 양보를 하는 것을 전제로 해서 여당도 일정 부분 정도 양보할 것을 기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두 원내대표는 이어 비공개 회동을 갖고 논의를 이어갔지만 더 이상의 진척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비공개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앞서 공개 회의 때 말한 것에서 더 이상 진척은 없다”면서 “추후에 뵙고 긴밀하게 협의해서 의논해 나가자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윤 원내대표가 총리인준은 빠르게 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면서 “정중히 요청드렸고 앞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만나면서 논의를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