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입니다’. 오늘날 모든 산업과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한 가지 꼽는다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모든 기업들이 똑같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모두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제품군의 종류를 확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들은 결국 다른 경쟁자들과 똑같아져버리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여기 동일함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독특한 전략으로 '느리지만 꾸준히' 시장을 지배하는 '물건'들이 있어 주목된다. |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이어서> 최재문 팔도 대표이사는 “30년 동안 ‘팔도비빔면’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타사가 따라올 수 없는 액상스프 노하우와 지속적인 품질 개선을 통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더욱 좋은 맛과 품질로 소비자 성원에 보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팔도비빔면 제품 이미지 |
‘팔도비빔면’은 출시 이후 30년 동안 8억개가 판매됐으며 3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골뱅이와 비빔면을 섞어먹는 ‘골빔면’이 유행하며 2013년엔 470억원의 최대 매출을 올렸으며, 당시 비빔면 시장에서 67%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현재까지 판매된 팔도비빔면(18cm x 14.5cm)을 면적으로 환산하면 여의도(290만㎡) 면적의 약 7배에 해당된다.
제품 개발 측면에서도 팔도 측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회사 측은 ▲ 나트륨을 160mg 낮추기 ▲‘팔도비빔면 컵’을 봉지면과 동일한 맛으로 새롭게 개선 ▲비빔면류 중에서는 가장 매운 제품 출시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이어진 모디슈머 열풍에 ‘전국 라면 인기 지도’를 바꿨다. 신흥강자들이 등장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기 시작한 것.
2014년 롯데마트에서는 ‘삼양 불닭볶음면’이 전년대비 64.5%, ‘농심 오징어짬뽕’은 8.9%의 매출이 늘었다. 지난해 모디슈머 열풍을 이끈 ‘불짬뽕’ 레시피가 매출 상승에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 팔도 골뱅이 비빔면 |
반면 ‘팔도 비빔면’의 경우 ‘삼양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20% 가까이(19.7%) 매출이 감소했다.
바짝 쫓아오는 농심의 추격도 무섭다. 농심 ‘찰비빔면’이 전년 대비 3배가 넘는 높은 판매를 기록하면서, 여름철 비빔면의 다크호스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에 팔도는 대부분의 매출이 아직 여름 성수기에 집중되고 있는 현상을 바꾸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방침이다.
올해는 마케팅 전략을 연초로 앞당겨 내달 중으로 새로운 맛의 '팔도비빔면'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