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글로벌 항공업계가 아직도 코로나19의 여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국내 관련 업계는 항공 MRO(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IAI가 개조 작업을 진행한 여객기./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내 항공 MRO 전문기업 샤프테크닉스케이(STK)와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과 '인천공항 화물기 개조사업 투자유치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각 사는 인천국제공항에 화물기 개조 시설을 조성하게 된다. 2024년부터는 B777-300ER 개조 화물기의 초도물량 생산을 개시하고 대형 화물기 중정비 사업도 추가 확대할 계획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부지 조성과 격납고 건설 등 인프라 구축을 맡는다. IAI와 STK는 합작 법인을 세워 기술 제휴를 하게 된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이곳에서 개조가 완료된 항공기는 아틀라스·DHL·페덱스·UPS·아마존 에어 등 항공 특송 회사들로 향하게 된다"며 "2040년까지 누적 수출액이 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항공기 개조는 배선 등의 문제 등을 수반하는 만큼 기술을 요한다. IAI가 관련 분야 글로벌 탑티어 기업이고, STK로 기술력이 이전되는 만큼 국내 MRO 경쟁력 제고 역시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나 IAI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B777-300ER 기종에 대한 화물기 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인천공항 내 화물기 개조에서 나오는 견조한 실적이 기대된다.
IAI가 인천을 해외 사업지로 꼽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문가들은 경남 사천보다 인천이 항공 MRO 시장성이 크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평가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며 "인천은 사천보다 입지 조건이 좋아 이번 건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국내 항공업계 맏형 대한항공도 MRO 수주 쾌거를 이뤄냈다.
이수근 대한항공 오퍼레이션 부문 부사장과 진종섭 아시아나항공 전략기획본부장 등 양 사 관계자들이 PW4090 엔진 정비 계약을 체결했디./사진=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제공
이수근 대한항공 오퍼레이션 부문 부사장은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진종섭 아시아나항공 전략기획본부장과 향후 5년 간 2억6000만달러 규모(한화 약 2938억7707만원)의 엔진 정비 계약을 맺었다. 이는 지난 20여년 간 이어져 오던 프랫앤휘트니(P&W)와의 엔진 정비 계약 만료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입찰을 진행했고, 대한항공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결과다.
계약 정비 대상 엔진 제조사와 형식은 P&W의 PW4090이고 총 22대다. 이 모델의 경우 대한항공 역시 예비 엔진 포함 39대를 갖추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 사는 PW4090 엔진 정비에 있어 기술 협의체를 조직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양 항공사 간 정비 노하우를 주고받게 될 것이라는 게 대한항공 측 설명이다.
대한항공 정비본부 소속 엔지니어들이 인천광역시 중구 운서동 정비 격납고에서 A380-800 항공기 정비 작업을 진행 중인 모습./사진=연합뉴스
엔진 정비는 경기도 부천시 석천로 456 소재 대한항공 부천원동기정비공장에서 담당하며, 완전 분해(오버홀)와 고장 발생 시 수리 작업을 하게 된다. 이곳은 국내 유일 민간 항공기 엔진 정비 전문 시설이다. 1976년 보잉 B707 엔진 중정비 작업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약 4600여대의 자사 항공기 엔진 정비를 수행해오고 있다.
한편 이와 같은 연이은 낭보에 △국가적 항공 MRO 산업발전 △외화 유출 방지 △고용 안정성 등이 기대된다. 항공 MRO는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양질의 신규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인천공항공사는 항공기 개조 사업과 관련, 직·간접 고용 규모가 약 21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를 진행하며 전원 고용 보장을 천명한 만큼 MRO 인력 고용 유지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