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전기차 구매를 가능하게 한다는 방침을 갑자기 철회하면서 테슬라 주가는 물론 비트코인 시세까지 곤두박질 쳤다. 미국 내에서는 ‘테슬라 불매운동’ 조짐이 나타났고, 가상자산 시장 전체가 휘청이는 모습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장에서 ‘머스크 쇼크’ 여파가 번지고 있다. 비트코인 결제 중단 발언이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든 것은 물론 테슬라 주가에마저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등 복수의 매체들은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마켓 인사이더가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을 전했다. 뉴스에 따르면 머스크의 순자산 가치는 금주 들어서만 250억달러(28조 2300억원) 줄어들었다.
지난 9일 기준 순자산 가치는 1840억달러(207조 8200억원)였으나 10∼13일 4거래일 연속 테슬라 주가가 하락하면서 재산 규모가 1590억달러(179조 5900억원)로 축소된 것이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까지만 해도 종가 672.37달러로 거래를 마쳤던 테슬라 주가는 현재 주당 580달러 전후로 주가가 형성돼 있다.
테슬라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동안 가상화폐 시장도 요동쳤다. 우선 머스크는 지난 8일 미국 NBC 방송의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해 최근 자신으로 인해 엄청난 화제가 된 도지코인에 대해 '사기'라고 농담을 했고, 이후 도지코인 가격은 30% 이상 급락했다.
그러더니 11일에는 테슬라가 도지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허용하길 원하느냐고 묻는 온라인 투표를 진행해 가격을 다시 부양시키더니, 다음날인 12일에는 ‘비트코인을 받고 테슬라 차를 판매하는 것을 중단한다’는 폭탄선언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일대 혼란을 야기했다. 또 13일에는 "도지코인 거래 시스템 효율성을 개선한다"는 트윗을 올려 도지코인 띄우기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영화 ‘어벤져스’의 주인공 캐릭터 토니 스타크의 ‘실존인물’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유쾌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머스크지만, 이번만큼은 투자자들도 마냥 즐겁게만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다. 안 그래도 주식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진 상황에서 머스크의 설화(舌禍)가 리스크를 키운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최근 머스크에 대해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며 "머스크가 결제 중단을 발표하기 전 비트코인을 팔았는지 지켜볼 것"이라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현재 트위터를 비롯한 SNS 상에서는 테슬라 전기차 불매를 의미하는 '돈트 바이 테슬라(Don't Buy Tesla)' 해시태그가 등장하기도 했고, 테슬라 자동차 주문을 취소했다는 ‘인증샷’도 잇달아 올라오고 있어 성난 여론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