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다. 지구 선두 보스턴 레드삭스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우는 무실점 역투로 완벽한 설욕전을 펼치며 시즌 4승을 수확했다.
류현진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TD볼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을 4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고 삼진 7개를 잡았으며 투구수는 100개를 기록했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역투를 앞세워 8-0으로 보스턴을 완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 보스턴에 0.5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류현진은 쾌조의 3연승 행진 속 시즌 4승을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2.95에서 2.51로 많이 끌어내렸다.
무엇보다 보스턴에 설욕전을 펼치며 그동안 약했던 징크스를 털어낸 것이 고무적이었다. 류현진은 그동안 보스턴을 상대로 3번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4.24로 고전했다. 올해 처음 만났던 4월 21일 보스턴전에서도 5이닝 동안 시즌 개인 최다 피안타인 8안타를 맞고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이날 보스턴전 피칭은 더욱 진화한 류현진의 진가를 확인시켰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류현진은 올 시즌 처음으로 실질적인 무실점 피칭을 했다. 앞서 4월 26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는 투구 도중 엉덩이 부상으로 조기 강판하면서 3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5이닝 이상 책임지며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봉쇄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만큼 이날 류현진의 피칭은 돋보였다.
1회초 첫 타자 키케 에르난데스를 3구 삼진으로 제압한 류현진은 알렉스 버두고에게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내줬다. 후속타는 없었다. J.D 마르티네스를 우익수 뜬공, 잰더 보가츠를 삼진 처리하며 첫 이닝을 끝냈다.
2회초는 가볍게 삼자범퇴로 넘겼다. 선두 타자 라파엘 디버스를 루킹 삼진으로 잡고 크리스티안 바스케스를 유격수 땅볼, 헌터 렌프로를 3루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토론토의 2회말 공격에서 대니 잰슨이 적시타를 쳐 선취점을 내며 류현진에게 리드를 안겼다. 류현진은 역투로 화답했다. 3회초를 다시 삼자범퇴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마빈 곤잘레스의 땅볼 타구를 류현진이 잡아 직접 처리했고 바비 달벡을 헛스윙 삼진, 에르난데스를 3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류현진은 4회초 위기를 맞았다. 선두 타자 버두고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얻어 맞고 무사에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내보냈다. 마르티네스를 3루 땅볼로 처리해 1아웃을 잡은 다음 보가츠를 유격수쪽 땅볼로 유도했다. 유격수 보 비셋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면서 1사 1, 3루가 됐다. 실책성이었지만 기록은 내야안타가 주어졌다.
실점 위기에서 류현진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 디버스를 유격수 뜬공으로 유도해 주자들의 발을 묶었고, 바스케스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에이스가 위기를 넘기자 토론토 타선이 다시 힘을 냈다. 4회말 마커스 세미엔과 보 비셋의 적시타, 상대 실책을 묶어 3점을 뽑아내며 4-0으로 달아났다.
점수 차에 여유가 생겨 방심한 탓인지 류현진은 5회초 선두 타자 렌프로에게 우측 담장까지 날아가는 큼지막한 안타를 맞았다. 이번에는 수비가 도왔다. 우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기민한 펜스플레이에 이어 정확한 송구로 2루까지 달린 렌프로를 아웃시켜줬다. 이후 류현진은 곤잘레스를 3루 땅볼, 달벡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감했다.
5회말 토론토가 다시 한 점을 뽑아 5-0 리드가 됐다. 류현진은 6회초 선두 타자 키케 에르난데스를 유격수 비셋의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삼진 2개와 외야 뜬공으로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6회말 토론토의 추가점이 나오면서 6-0으로 점수 차는 더 벌어졌다. 6회까지 85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연속 3루 땅볼과 삼진으로 가볍게 한 이닝을 더 던지고 8회초 교체돼 물러났다.
직전 등판이었던 14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던 류현진은 이날도 7이닝을 던졌고 무실점으로 역투하면서 더욱 완벽한 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다.
류현진이 물러난 후 토론토는 8회말 랜달 그리척의 투런포가 더해지며 8-0 완승을 거뒀다. 토론토 타선은 이날 장단 18안타로 보스턴 마운드를 흠씬 두들겼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