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또 하나의 문턱을 넘어서며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스스로의 노력과 실력으로 일궈낸 성과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을 앞두고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양현종을 계속 선발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드워드 감독은 "양현종은 일단 지금의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며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한) 아리하라 고헤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현 상황에선 양현종이 (선발진에) 머문다"고 얘기했다.
이처럼 우드워드 감독이 양현종에게 선발을 맡기겠다고 결정한 것은 바로 전날(20일) 선발 등판한 양현종이 듬직한 호투를 펼쳤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전날 뉴욕 양키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74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4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텍사스 타선이 하필 이날 양키스 선발 코리 클루버에게 노히트 노런의 수모를 당하며 0-2로 패하는 바람에 양현종은 호투하고도 첫 패전을 떠안았다.
하지만 이날 호투가 양현종의 선발 입지를 다져줬다. 우드워드 감독은 "양현종은 잘 던지고 있다. 어제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선발 자격이 있다"고 선발투수로서 양현종의 가치를 인정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양현종에게 투구 수를 끌어올려 전통적인 선발 투수 몫을 해주기를 주문하기도 했다.
양현종은 차근 차근 메이저리그 성공 일지를 써가고 있다. 텍사스와 스플릿 계약을 하고 마이너리거 신분으로 스프링캠프에 참여해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였다. 개막 빅리그 로스터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지난달 드디어 메이저리그로 콜업됐다.
불펜 보직을 받은 양현종은 선발 못지않은 긴 이닝을 소화하며 롱 릴리프 역할을 착실히 수행했고, 첫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던 지난 6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3⅓이닝 1실점으로 선발 가능성을 엿보였다. 그리고 두 번째 선발로 나섰던 양키스전에서 강 타선을 상대로 세 차례나 병살타를 유도하는 등 안정적인 마운드 운영 능력을 보이며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를 잡았다.
물론 아직 양현종이 선발로 고정된 것은 아니다. 만약 선발 등판해 일찍 무너지거나 부진한 피칭을 하면 다시 보직이 변경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33세 나이에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한 양현종이 충분히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로 안착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줬다. 앞으로 양현종은 선발 자리를 굳히기 위해 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양현종은 시즌 5경기(선발 2차례)에 등판해 총 21⅓이닝을 소화하며 1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고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