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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외식, 오너 경영 ‘흐림’…CEO 체제 ‘맑음’

2021-05-21 16:00 | 이미미 기자 | buzacat59@mediapen.com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식품·외식업계 기상도가 오너 경영이냐, 전문 경영인 체제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과 제너시스 비비큐(BBQ) 등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는 오너 리스크로 한차례씩 홍역을 치렀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오너일가가 경영에 깊숙이 관여해왔다는 점이다. 소유주 일가 중심의 폐쇄적인 조직 문화를 고수한 것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강남 남양유업 본사 외부 전경/사진=이서우 기자

 

남양유업은 최근 문제가 된 ‘코로나19 억제 불가리스’ 심포지엄으로 홍원식 회장이 사퇴했다. 

홍원식 회장은 지난 4일 처음으로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자녀들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장남 홍진석 상무도 횡령의혹으로 해임됐다. 

그럼에도 소비자 여론은 싸늘했다. 결국 남양유업 비…상대책위원회는 ‘경영 쇄신책 마련’과 함께 대주주에게 ‘소유와 경영 분리를 위한 지배 구조개선’을 요청한 상태다.

국내 3대 치킨 프랜차이즈로 꼽히는 BBQ와 bhc는 회사 간 경쟁이 ‘오너 간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수년 째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BBQ는 창업주인 윤홍근 회장이 이끌고 있다. bhc는 박현종 회장이 실질적인 오너 겸 최고경영자다. 박 회장은 bhc가 분사하기 전 BBQ 전문경영인으로 재직했다. BBQ가 사모펀드 로하틴 그룹에 bhc를 매각할 당시, 이 과정을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두 치킨 프랜차이즈는 나란히 과징금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일 가맹사업법을 위반한 BBQ와 BHC에 시정명령과 함께 각 15억3200만원과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반면 전문경영인 체제로 완벽하게 전환한 기업들의 경우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1분기(연결 기준) 매출이 12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08억원, 78억원으로 각각 13.2%, 17% 늘었다.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교촌은 창업주인 권원강 전 회장이 물러나고, 2019년 4월부터 롯데그룹 출신 소진세 회장이 이끌고 있다. 소진세 회장은 이전과 달리 연달아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며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리는 전략을 택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외에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가정간편식(HMR) 개발 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풀무원은 33년 간 이어온 오너 경영체제 막을 내리고, 2018년 전문경영인체제로 전환했다. 

일찌감치 선진국형 글로벌기준 지주회사 지배구조체제도 확립했다. 2019년 3월27일자로 주요 자회사인 풀무원식품의 외부투자자 지분(7.24%)을 모두 매입, 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한 단일 회사 구조를 갖춰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명확히 했다.

풀무원은 올 1분기(1~3월) 연결기준 매출액 5806억원, 영업이익 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9%, 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08억원으로 89.47% 늘었다.

국내 냉동만두 시장에서 ‘얇은 피 만두’로 돌풍을 일으키고, 비건(채식)에 주목해 선보인 다양한 두부 제품들도 미국 등 해외에서 선방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외식 기업 중에는 오너가 ‘자수성가’로 회사를 일궈 아직까지 경영 일선에 개입하는 형태가 많은데, 창업 당시와는 대내외적 환경이 크게 변화한 만큼 회사를 더 키우기 위해서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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