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의 차기 당권 대진표가 윤곽을 갖춘 가운데, 야권 대선 주자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 문제를 두고 후보 각각이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윤 전 총장의 영입 문제가 경선 과정에서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일 나경원 전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국민의힘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후보는 10명에 이른다. 후보들은 벌써부터 윤 전 총장의 영입에 대해 이견을 보이면서 충돌하고 있다.
주호영 의원과 김웅 의원은 윤 전 총장과의 작은 인연까지도 언급하면서 ‘윤석열 영입의 적임자’를 강조하고 나섰다.
주 의원은 지난 13일 '마포포럼' 강연에서 “윤 전 총장이 대구지검에 3차례 근무한 인연으로 자주 만났다”며 “서울에 사는 집도 같은 아파트이고 KTX에서 만나 대구지검까지 태워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그는 특히 윤 전 총장의 입당 의사를 여러 채널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가 되면 윤 전 총장을 최단 시간에 만나 최단 시간에 입당시키겠며 ‘퀵서비스’를 강조했다.
김웅 의원은 "사직하는 날 마지막으로 윤 전 총장을 뵙고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유력 주자인 윤 전 총장이 당 외곽에 머물게 되면 3자 구도가 될 수도 있다면서 빠르게 입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조해진 의원 역시 조속한 입당을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선의 홍문표 의원과 3선의 윤영석 의원, 초선의 김은혜 의원은 ‘자강론’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김은혜 의원은 "이른바 '중진'이라는 분들이 내세우는 당의 위기 타개책은 오로지 윤석열"이라며 "스스로 고쳐서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하지 않고 아직 정치 참여 선언도 안 한 사람과 스치고 들은 인연까지 동원하는 정치는 낡은 정치"라고 일침을 가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매력적인 정당을 우선 만든 뒤 윤 전 총장을 만들겠다는 이른바 ‘선 자강, 후 영입’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달리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을 자신의 선거운동에 역이용 중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 밖에 있는 주자들이 합류했을 때 기득권이 없는 상태에서도 경쟁할 수 있도록 공정하게 관리하겠다"며 "조기 입당과 합당을 통해 당내 경선에 최대한 많은 주자가 참여하게 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경륜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에도 "밖에 있는 윤석열이 깜짝깜짝 놀란다. 안 들어오면 당신들 탓"이라면서 윤 전 총장을 ‘방패막이’로 내세웠다. 국회의원 당선 경력이 없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정치 경험이 없는 윤 전 총장을 이용한 것이다.
당 내에서는 예비경선이 끝난 뒤 본선 주자가 확정되면 윤 전 총장 등 외부 대권 주자 영입을 두고 더욱 다양한 의견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 한 관계자는 “다소 지지율이 주춤하는 모양새지만 윤 전 총장이 본격 정치 행보를 시작하면 다시 또 지지율 상승 효과가 생길 것”이라면서 “야권의 대권 주자 중 최대어인 ‘윤석열’을 활용한 마케팅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