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문재인 대통령의 면전에서 쓴소리를 날렸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정당 대표 회동 모두발언에서 “야당 대표로서 국민을 대표해 말씀을 올리겠다”며 코로나19 방역, 일자리, 부동산, 대북, 탈원전 등 국정 전 분야에서의 정책 수정을 요구했다.
그는 먼저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백신스와프로 백신이 확보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우리 기업이 백신을 생산하게 된 건 의미 있지만, 백신 가뭄을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 물량 확보가 아니라는 점에서 여려움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다양한 백신 확보가 여전히 더디다. 국민은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무슨 백신을 언제 맞을 수 있는지, 선택할 수 있는지, 언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지 계획표를 보여달라고 말씀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과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열린민주당 최강욱, 정의당 여영국,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문 대통령,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2021.5.26./사진=청와대
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한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영업손실 보상에 대해서도 "손실은 당연히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며 "보상 소급적용에 정부가 소극적이다. 속 시원한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 권한대행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도 “청와대를 간다고 하니까 주위에서 ‘일자리 상황판 보고 오라’ 이런 말을 하던데, 지난 3년 동안 전일제 일자리가 약 200만개 줄었다는 통계가 있었다”면서 "고용의 질과 양이 하락하고, 세금에 의존하는 통계형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득주도성장과 코로나가 겹친 결과"라며 "경제 정책의 전면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 야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주택 문제도 지옥이고, 세금 폭탄도 너무 심각하다. 집을 가져도 고통이고, 못 가져도 고통이다. 애꿎은 국민이 투기꾼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불러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국민 부담을 탕감하는 정책을 내놨다. 과도한 국민 부담을 줄여드릴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힘을 보태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김 권한대행은 가상화폐에 대해 “일자리 절벽에 절망해 영끌하고 빚투하던 젊은이들이 가상화폐로 눈을 돌릴지 오래 됐다”면서 “그런데 정부 당국은 그동안 나몰라라 눈감고 있었고 그로 인해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 예방, 피해자 보호 조치 없이 책임 떠넘기기 논쟁을 당국에서는 벌이면서 세금을 메기겠다고 한다”고 지적하면서 정부의 조속한 대책을 요구했다.
탈원전 관련해서는 “우리나라에서는 탈원전하면서 원전을 해외에 수출한다고 하면 제대로 추진되기 어렵다고 본다”며 "원전 기술이 사장되고 우수 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기 위해서는 탈원전 정책 중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권한대행은 대북관계에 대해서도 "임기 말 성과에 쫓겨 북한과 원칙 없는 대화를 추진하는 데 반대한다"며 대북전단 금지법 폐지, 북한인권대사와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 등을 요구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사이 줄타기 외교에서 벗어나 국익을 위한 동맹 우선의 원칙있는 외교를 계속 펼쳐나가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권한대행은 최근 인사청문 정국에서 국민의힘이 제기한 공직 후보자의 각종 의혹을 열거하며 '청와대 인사라인 교체'를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대선을 관장하는 행정안전부, 법무부 장관이 모두 여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이고,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이 문재인 캠프 출신인 점을 언급하면서 "공정한 대선 관리를 위해 행안부, 법무부 장관, 선관위 상임위원 등을 중립적인 인물로 교체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김 권한대행은 이날 회동에 참석한 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 대통령이 자신의 질문과 요구에 대부분 답변을 주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상당수 질문도 하고 요구도 했는데, 답변이 별로 없는 사안이 매우 많았다”면서 “아니면 (문 대통령이) 전혀 다른 인식을 갖고 있는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