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5%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낮춘 이후 1년째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또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 3.0%에서 1.0%포인트 올린 4.0%로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5%에서 3.0%로 0.5%포인트 상향 조정했으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역시 기존 1.3%에서 1.8%로 올렸다.
한은은 27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현재와 같은 수준인 0.5%를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이 본격화하자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이어 같은해 5월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조정한 이후 현재까지 동결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처음으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을 공식 언급하면서 국내의 금리인상 압박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한은이 이번에도 금리를 동결한 데에는 현 시점에서 섣불리 금리를 조정하기에는 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경제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코로나19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내수마저 부진해 금리를 인상할 경우 가계부담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 발표한 3.0%보다 1.0%포인트 높은 4.0%로 제시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경기회복과 함께 국내 수출 호조 등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5%에서 0.5%포인트 상향 조정된 3.0%로 제시했다.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역시 기존 1.3%에서 1.8%로 상향 조정됐다.
-다음은 통화정책방향 전문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0.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는 주요국의 경기부양책 지속, 백신 접종 확대 및 경제활동 제약 완화 등으로 회복세가 강화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위험선호 지속에도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주요국의 주가 오름세가 주춤해졌으며, 국채금리는 비교적 좁은 범위 내에서 등락하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 상황, 각국 정책대응 및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회복세가 확대되었다.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설비투자가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갔으며, 민간소비도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폭이 확대되는 등 개선 움직임을 이어갔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 호조, 민간소비 개선 등에 힘입어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3.0%)를 큰 폭 상회하는 4% 내외 수준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및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지속, 서비스 가격 상승폭 확대 등으로 2%대 초반으로 크게 높아졌으며,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1%대 초반으로 상당폭 상승하였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초반에서 소폭 높아졌다. 금년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전망치(1.3%)를 상당폭 상회하는 1%대 후반 수준을,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대 초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에서는 국내외 경기회복세 강화 등으로 장기시장금리가 상승하였으며, 주가는 오름세를 이어가다 국제금융시장 움직임 등에 영향받아 다소 하락하였다. 원/달러 환율은 소폭 등락하였다. 가계대출은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였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의 회복세가 강화되고 물가가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전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고 수요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 및 주요국의 경기 상황 등을 점검하는 한편, 자산시장으로의 자금쏠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불균형 누적에 보다 유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