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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만 무성한 윤석열 행보...'잠행 피로감' 누적

2021-05-30 09:32 | 조성완 기자 | csw44@naver.com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물밑 행보’가 길어지면서 그의 본격적인 등판 시점에 대한 ‘설’이 무성하다. 정치권에서는 잠행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는 가운데, “윤 전 총장은 알맹이는 빼고 예쁜 포장지만 보여준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4일 사퇴한 이후 지금까지 자신의 향후 행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그의 행보에 대한 추측성 발언·보도가 계속 나오면서 혼란만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설’ 중 가장 빠른 등판 시점은 6월 초다. 지난 27일 한 언론은 “6월 초 충남 아산 현충사에서 출사표를 낼 것”이라고 보도를 했지만, 윤 전 총장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25일에는 윤 전 총장 지지모임을 결성한 정용상 동국대 명예교수가 YTN라디오에서 “국민의힘 대표 선출 이후 정치 선언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사견을 전제로 한 발언이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또 다른 설은 ‘6월 중순 조기 등판설’이다. 후임 검찰 총장 임명,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 잠행 피로도 상승 등 세 가지 변수가 맞물린 전망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윤 전 총장의 향후 행보도 영향을 받게 되는 만큼 그 결과를 보고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7월 말 등판설’도 있다. 윤 전 총장이 임기를 자리를 지켰다면 본래 임기는 7월 24일이다. 이 시기를 넘겨야 정치 참여 명분이 생긴다는 주장이다. 총장직 수행과 정치행보를 연계시키는 여권의 공세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11월 이후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향후 대선 일정과 국민 피로감을 생각하면 가능성이 낮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아무리 맛집이라도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방문하기 꺼려진다. 만약 윤 전 총장이 11월 이후 정치 행보를 시작한다면 기다리다 지친 국민들이 먼저 떠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나리오만 무성한 가운데, 정작 당사자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정치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차기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생각이 뭔지, 본인 내면에 어떤 걸 담고 있는지 야권의 앞서가는 주자는 빨리 드러냈으면 좋겠다”며 “숨고 있는 느낌이 든다. 당당한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20일 “예쁜 포장지 부분만 보여줘서 말하기 어렵다. 알맹이를 봐야 판단될 것”이라면서 “정치를 하실 것으로 생각되는데 전부를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판단받는 것이 정치 또는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의 도리”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야권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지난 26일 KBS라디오에서 "대통령이 공부해서 되는 거면 시험 봐서 하지 왜 선거를 하나"라며 "진짜 대통령 할 생각이 있으면 현장으로 가라. 언론에 가끔 얼굴 내미는 걸로 대통령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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