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국내 71개 기업집단(그룹)의 지난해 매출액은 국내 명목 GDP의 84% 수준인 약 1600조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동일 모집단의 당기순익 규모는 55조 원 정도였고, 이중 37%가 삼성에서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또 71개 그룹 전체 직원 수 162만 명 중 삼성·현대차·SK·LG 4大 그룹에서 책임지고 있는 고용은 7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71개 기업집단 경영 실적 및 고용 분석’ 결과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올해 자산 5조 원 이상으로 지정한 71개 그룹이고, 조사는 공정위 기업집단포털 자료 등을 참고했고, 매출 등은 별도(개별) 재무제표 기준이다.
조사 결과를 살펴 보면 71개 그룹이 작년에 올린 매출 규모는 같은 기간 국내 명목 GDP 1924조 원의 83.5%에 달했다. 이는 국내 주요 그룹이 한국경제에 차지하는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조사 대상 71개 그룹 중에서는 삼성(333조원)의 매출이 20.8%로 가장 높았다. 71개 그룹 전체 매출의 5분의 1 정도를 삼성에서 도맡았다. 세부적으로 330조 원이 넘는 삼성 그룹 매출 중 49.8%는 삼성전자(166조원) 한 곳에서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 그룹 다음으로 현대차(181조원) 11.3%, SK(139조원) 8.7%, LG(123조원) 7.7% 순으로 매출 외형이 컸다. 이들 4대 그룹의 매출 규모만 해도 778조원을 넘었다. 이는 71개 그룹 매출의 48.5%로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71개 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5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64개 그룹에서 기록한 57조 원과 비교하면 2조원 남짓 줄어든 금액이다. 대기업 집단의 매출 외형과 함께 순익도 최근 1년 새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중 삼성은 20조7000억원 이상의 순익을 올려 조사 대상 전체 그룹의 37% 비중을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삼성이 올린 순익 중 75%는 삼성전자(15조6000억원) 1곳에서 담당했다.
2위는 SK가 차지했다. SK그룹의 작년 한 해 당기순익은 9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현대차 7%((3조9000억원), LG 5.8%((3조2000억원), 농협 5.4%((2조9000억원)로 5%가 넘는 순익 비중을 차지했다.
71개 그룹에서 고용된 전체 직원 수는 162만1958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말 고용보험에 가입된 인원 1411만 명의 11.5% 수준이다. 국내 고용보험에 가입된 직장인 10명 중 1명은 71개 그룹에 소속된 셈이다.
71개 그룹 중 가장 많은 고용을 책임지고 있는 삼성전자의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6만2127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 26만886명) 대비 1241명 증가한 숫자다.
현대차는 16만7839명으로 두 번째로 많은 직원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대비 2020년에 증가한 현대차 그룹 직원 수는 1241명으로 나타났다. LG도 2019년 15만2897명에서 2020년 15만3920명으로 그룹 고용 인력이 1년 사이 1023명 많아졌다.
4대 그룹 중에서는 SK 그룹 고용 증가가 눈에 띄었다. SK 직원 수는 2019년 11만544명에서 2020년에는 11만4481명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고용 인력이 3937명 증가했다.
삼성·현대차·LG 4대 그룹이 책임진 지난해 직원 수는 70만 명에 가까운 69만8367명이었다. 이는 71개 그룹 전체 직원 수의 43%에 해당됐다. 4대 그룹 고용 인력은 2019년(69만925명) 대비 2020년에 7442명 증가했다.
문제는 10대 그룹으로 범위를 넓혔을 때 고용 상황이 확 달라진다는 점이다. 국내 10대 그룹의 직원 수는 2019년 97만2945명에서 2020년 96만5258명으로 1년 사이 7687명이 줄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2021년 올 한 해 주요 그룹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고용 확대로 응축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 환경 여건 상 일반 제조업에서 고용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여건은 점점 줄고 있기 때문에 유통과 서비스 산업 등에서 얼마나 많은 직원을 더 많이 채용할 수 있을 지에 따라 올 한 해 대기업 집단의 고용 성적표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