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3일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을 찾아 승부수를 띄웠다. 이준석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정당했다”고 파격 발언을 했다. 주호영 후보는 나경원 후보를 향해 “본인 재판부터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고, 나 후보는 ‘박정희 향수’로 표심을 자극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은 이날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대구·경북 지역 합동연설회를 진행했다. 대구·경북은 국민의힘 책임당원 분포 비율이 전체의 30%에 달하는 선거 핵심 지역이다.
첫 발표자로 나선 이 후보는 "제 손으로 만드는데 일조한 박근혜 대통령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을 배척하지 못해 국정농단에 이르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 것을 비판하고, 통치불능의 사태에 빠졌기 때문에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준석의 이런 생각을 대구 경북이 품어주실 수 있다면, 다시는 배신과 복수라는 무서운 단어가 통용되지 않을 것이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부패와 당당히 맞섰던 검사는 위축되지 않고 더 큰 덩어리에 합류해 문재인 정부에 맞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3일 오후 대구광역시 엑스코에서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및 황우여 당 선관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5명의 당 대표 후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힘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1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가 열리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박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서는 "제가 당 대표로 직을 수행하는 동안 공적인 영역에서는 사면론 등을 꺼낼 생각이 없다"면서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공격의 빌미를 줄 생각이 없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저의 사사로운 고마움은 다른 방식으로 갚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후보는 '박근혜 석방'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이건희 미술관 유치’, 박정희 공항 추진 등으로 TK표심을 공략했다.
나 후보는 "우리가 전직 대통령들을 잘 모시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역사를 바로 세울 수 있겠나"라면서 "당 대표가 되면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애걸하지 않고 즉각 석방되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아침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 헌화했다. 통찰력과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그리워진다"며 "여러분 덕분에 보수 정권 9년이 태어났다. 그러나 늘 양보만 강요당했다. 제가 당 대표가 돼서 그 빚을 갚겠다. 이 지역 출신이 아니어서 더 당당하게 갚을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후보는 이 후보가 ‘유승민계’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어떤 야권 후보와 불편하거나, 어떤 야권후보와 특별히 가까운 경우 불신의 씨앗이 야권통합을 깨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운명의 시간을 설익을 리더십에 맡길 수 없다. 설익은 밥솥에 밥뚜껑을 여는 그런 리더십이 아닌 안정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후보는 이 후보와 나 후보를 동시에 저격했다.
주 후보는 "우리당에 새 바람을 일으켜 주고, 전당대회 흥행을 일으켜 줘 고맙다"라면서도 "그 바람이 유리창을 깨면, 대선 앞두고 자중지란은 불 보듯 뻔하다. 이준석 후보 다 불안해하고 걱정하고 있다. 시행착오를 내포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있어 당원들이 이런 모험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라고 우려했다.
나 후보를 향해서도 "한 번도 힘들다는 선거에 지치지도 않고 3번씩이나 치러내는 열정 정말 대단하다"면서 "그런데 본인 재판부터 해결하는 게 우선 아닌가. 매번 재판 받으러 다니는 당대표가 어떻게 치열한 대선 경선을 관리하고 대선을 이길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주 후보는 “TK는 나라의 중심을 잡고 우리 당을 열렬히 지지해 온 보수의 본산”이라며 “하지만 이곳 출신 대통령 두 분이 기약없이 감옥에 있고, GRDP(지역내총생산)는 30년째 꼴찌이며, ‘영남배제론’이 나와 15년째 당대표를 못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언제까지 분열돼서 신탁통치 받아야 하나. 이제는 힘 합쳐서 지역의 정치적 이익 대변하고 지역 현안 해결하고 나아가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문표 의원은 이준석, 나경원, 주호영 후보간 공방에 대해 "정책으로 논쟁해야지 표를 받기위헤 떼거리 정치를 한다. 당원과 국민들이 심판해줘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경태 의원은 "TK지역이 아니었으면 자유민주주의가 거의 무너질 뻔 했다"라면서 "우리 중앙당 지도부는 광주와 호남으로 달려가고 있다. 가는 건 좋으나 대구 경북은 왜 안오는지 이해가 안된다. 당 대표가 되면 이것부터 바로잡겠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