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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정리하자 또 ‘경선 연기론’...쳇바퀴 속 민주당

2021-06-06 09:33 | 조성완 기자 | csw44@naver.com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조국 사태’를 정리하면서 본격적인 차기 대선 준비 모드에 돌입했다. 하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또 ‘경선 연기론’이 제기되면서 출발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 2일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힌 데 이어 다음날에는 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이제 각자의 길로 가야 한다. 어제부로 민주당에서 조국 문제는 정리됐다”고 밝혔다.

대선 길목에 들어선 만큼 ‘조국 사태’라는 묵은 논란을 털어내고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당 내부에서도 사과 수위나 시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윤건영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을 좋아하는 분들의 마음이 아플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당 대표의 판단을 존중한다. 대표로선 전체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영등포 제1스포츠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장을 방문해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어르신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대권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쉬운 감은 있다"면서도 "당 대표가 책임 있게 입장을 표명한 부분에 대해서는 의미가 상당히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조국 사태를 털어내자 또 경선 연기론이 제기됐다. 대선 준비 첫 발걸음인 대선 후보 경선 일정과 관련해 당 지도부는 ‘원칙론’을 강조해왔지만, 당내에선 점차 경선 연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초선 모임인 ‘더민초’의 운영위원장을 맡은 고영인 의원은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몇몇 초선 의원들이 저한테 대선 경선 연기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며 “4∼5명한테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내주 예정된 더민초 회의에서 경선 연기론을 공식 논의하기로 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이것을 공식적으로 논의하느냐 마느냐는 굉장히 정치적인 문제”라며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날 민주당 권리당원들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2 전당대회의 흥행 실패를 지적하면서 경선 일정 연기를 촉구했다. 

이들은 “9월로 예정된 일정을 이대로 강행한다면 지난 전대와 같이 ‘우리만의 잔치’로 끝날 수 있다”면서 “(민주당 경선이) 국민의힘보다 늦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국민의힘보다 빠르게 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4월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 조문을 위해 귀빈실에 나와 성당으로 향하고 있다./사진=박민규 기자


원칙론을 고수했던 당 지도부도 유연한 입장을 내비쳤다. 송 대표는 당초 “당헌당규상 이미 ‘룰’은 정해졌다는 말만 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대선기획단을 이달 중순경 발족시킬 예정이다. 여러 가지 의견을 대선기획단을 출범해 정리해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은 산은 여권 내 ‘1강’을 형성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이 지사는 이미 경선 연기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도 없는 상황이다.

당내 한 관계자는 “경선 연기를 둘러싼 갈등은 아마 대선 전체 과정을 봤을 때 가장 큰 논쟁거리가 될 것 같다”며 “특정 주자의 유불리가 확실히 갈리는 만큼 송 대표도 쉽사리 결정하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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